[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영국에 있는 EU 회원국 출신 이민자의 지위보장 문제를 놓고 영국 정치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U 국가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줬던 ‘이동의 자유’ 권한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4일(현지시간) BBC뉴스와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영국이 EU를 떠나더라도 영국 내에 있는 EU 이민자의 권리를 지금과 같이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과 이 문제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결정해야 할 일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EU 탈퇴파인 안드레아 리드섬 에너지부 차관은 "영국 내에 있는 EU 이민자의 권리는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며 "지위 보장 문제는 영국과 EU의 '협상 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젤라 스튜어트 노동당 하원의원도 "영국은 이민자의 지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며 "지위 보장이 아닌 다른 결과는 정부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앤 메인 공화당 의원 역시 "누구도 공식적으로 이민자의 지위를 끌어내리는 데 동의한 적 없다"며 "이곳에서 합법적으로 경제활동 중인 사람의 지위를 재협상하는 것은 큰 오류"라고 꼬집었다.
이는 앞서 테레사 메이 내무부 장관이 "이민자와 영국민 모두의 지위를 보장하고 싶지만 이 문제는 브렉시트 협상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영국 외무성에서 열린 기자회견 현장에 있는 필립 하몬드 영국 외무장관. 사진/뉴시스
이에 영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필립 하몬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미 영국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민자에게 영국을 떠나라고 할 일은 없다"며 "다만 다른 EU 회원국들과의 협상 없이 이민자의 모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해외에 있는 영국민들을 헐값에 파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제임스 브로큰셔 내무부 이민담당 차관도 “이는 차기 총리가 결정할 부분”이라며 협의 이후 이민자들의 지위 유지를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BBC뉴스는 “EU와 영국이 본격 협의를 시작하면 이동의 자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이민자의 권리 보장 문제도 그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영국 내에 있는 EU 회원국 출신 이민자들의 수는 3백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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