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동북아 주변국 사이의 뜨거운 감자였던 한반도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가 최종 결정됐다. 그간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해 온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8일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이 낭독한 발표문을 통해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주한미군에 사드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류 실장은 “한·미 공동실무단이 지난 2월부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여부에 대한 합의를 진행해왔다”며 “우리 영토 내 사드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밴달 주한 미8군사령관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양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안보의 중요 요소인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면서 동북아의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추진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안전·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류 실장은 “사드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전날 주한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 대사들에게 사드 배치 결정사실을 사전 통보했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가운데 시스템이 가동되는 장소가 어디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드 포대에 배치될 X밴드 레이더가 내뿜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드 배치 후보지로는 경북 칠곡, 강원도 원주, 경기도 평택, 충북 음성 등이 거론된다.
배치 장소에 대해 류 실장은 “효용성과 국민건강·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부지를 양국 국방장관에게 건의할 수 있도록 최종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장소는 이르면 이달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한·미 양국의 발표문 전문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다수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대한민국과 전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심대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증대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를 향상시키는 조치로서 지난 2월부터 주한미군의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사드) 체계 배치 가능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해왔습니다.
지금까지의 협의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서 주한미군에 사드체계를 배치하기로 한미동맹 차원의 결정을 했습니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수개월 간의 검토를 통해 대한민국 내 사드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확인했으며 사드 체계의 효용성과 환경, 건강 및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부지를 양국 국방장관에게 건의할 수 있도록 최종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사드 체계가 조속히 배치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 중이며, 세부 운용절차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사드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입니다.
사드 체계의 배치는 다층 미사일 방어에 기여하여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현존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오른쪽)과 토머스 밴덜 주한 미8군사령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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