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0일 발간한 '아시아 분업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4.9%에서 지난해 6.1%로 증가했다. 세계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7%에서 7.1%로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아세안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2010년 1051억달러에서 빠르게 증가해 2014년에는 1328억달러를 기록, 중국(1285억달러)을 추월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풍부한 노동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 덕에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 소비재 생산기지의 역할이 중국에서 아세안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중·일 삼국 모두 아세안에 대해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이 늘고 있고 아세안으로부터 소비재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 아세안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14년 한국이 79.8%, 중국이 57.2%, 일본이 72.6%에 달했으며 이들 국가의 소비재 수입 비중도 한국 18.7%, 중국 8.7%, 일본 21.2%로 나타났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세안은 생산기지 역할이 부각되면서 한·중·일 3국이 아세안으로 중간재와 자본재를 일방적으로 수출하는 형태의 교역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중·일 삼국의 분업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무역에서는 중간재와 자본재 부문에서 한국의 기술 우위를 갖는 수직적 분업 형태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의 무역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다소 줄었지만 자본재는 일본의 기술 우위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중국과 일본간 무역은 중국이 일본의 고품질 중간재를 수입하는 형태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조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아시아 분업 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아시아의 분업구조 상에서 한국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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