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드 배치를 찬성해온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가 후보지로 떠오르자 크게 반발하고 있어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드배치 반대 음성군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 충북 음성읍 설성공원에서 3000여명의 주민이 참가한 가운데 ‘사드 음성 배치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사드가 배치되면 극초단파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반경 3.6km에 사람 출입이 통제되고 5.5km 내 주택은 모두 이전해야 한다”며 “정부가 지역 여건과 주민 생존권을 고려하지 않고 배치를 밀어붙이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후보지인 경기도 평택 지역민들도 지난 8일 긴급성명을 내고 “강대국들 군사 대결 정책의 희생양이 되는 사드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배치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오는 19일 대책위원회를 결성한 후 20일 평택역에서 대규모 시민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사드 칠곡배치 반대 범군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9일 경북 왜관역 광장에서 주민 등 3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드 칠곡배치 반대 범군민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백선기 칠곡군수는 “오랜 세월 미군부대로 인해 지역 발전이 저해되는 불이익을 참아왔는데 그에 대한 보답이 고작 사드 배치냐”며 삭발을 감행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비록 사드 배치에는 찬성하지만 지역 민심을 외면할 수 없어 자신의 지역구만은 절대 안된다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최경환, 이철우, 주호영 의원 등 새누리당 대구·경북 의원들은 지난 8일 열린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드가 칠곡에 배치돼서는 안된다고 집단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은 주한미군 측에서 선호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 의원은 이날 지역 기자단 간담회에서 “영남권 신공한 백지화로 대구·경북 민심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드가 대구·경북에 배치되면 민심 악화를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는 말씀을 (박 대통령에게) 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칠곡 배치설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명백한 오보”라며 “신공항 문제도 있고 해서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정사실화해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후보지인 강원도 원주시 여야 국회의원들도 지난 8일 긴급간담회를 열고 사드 배치에 원주가 계속 거론된다면 국회 차원의 대응은 물론 시민행동으로 막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사드 원주 배치 반대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 시의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기도 오산과 전북 군산 등도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배치 지역으로 경북 칠곡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발표가 나오자 9일 칠곡군민이 왜관역에서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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