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이랜드가 베트남에서 글로벌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센터의 운영체계를 확립하고 신소재 개발 상품화 프로세스를 갖췄다. 이에 따라 이랜드는 사업영역을 기존의 B2C에서 B2B로 확장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랜드가 지난해 베트남 생산기지에 구축한 R&BD센터는 지난 1년 동안 국내 다양한 중소협력사와 손잡고 신소재를 개발해왔고, 최근 패션 소재 R&BD 분야에서 결실을 맺었다.
이랜드 R&BD센터가 개발한 첫 작품은 국내 최초 광발열(Sun Shot Tech) 소재로 반도체에 적용되는 나노 코팅 기술을 의류에 적용했다.
이는 기존 발열 소재보다 발열 효과가 평균 1도나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의 발열 성능을 구현하며, 이랜드는 올해 겨울 뉴발란스 패딩 점퍼에 이 기능을 담아 선보일 예정이다.
캐주얼 브랜드 티니위니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한 발열 다운백 점퍼를 출시할 예정이며, 명동 1, 2호점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해당 제품의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이랜드는 2017년 S/S 시즌 주목 받을 만한 신소재를 대거 개발했다.
발열 소재와는 반대로 태양광선에 포함돼 있는 적외선을 차단하는 특수가공 기술로 양산의 그늘 같은 시원한 효과를 제공하는 IR-CUT(Infrared Cut)기술과 함께 해충방지를 위해 권장되는 페르메트린(Permethrin)을 주 원료로 한 가공으로 해충을 방지하는 안티버그(Anti-Bug) 기술이 대표적이다.
또 낮에는 빛을 받아 저장해뒀다가 밤에 빛을 발하는 물질을 섬유나 필름으로 구현해 영구적인 야광상태를 구현하는 나이트 글로우 기술이나 천연 섬유 유연제인 코코넛 오일을 섬유에 도포하는 친환경 기술도 주목 받고 있으며, 패션 브랜드를 넘어 다국적기업에 신소재를 제공해 협업 제품을 내놓는 등 B2B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KOTITI(국가공인시험검사기관), 생산기술연구원, 효성그룹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고 B2B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현재 막스앤스펜서, 3M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고 있으며, 신소재가 개발되면 해외 유수 바이어들에게 소재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는 지난해 베트남 생산기지에 R&BD센터를 구축해 지난 1년동안 500만달러(한화 57억원)를 투자했으며, 향후 투자액을 매출액의 5%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랜드가 섬유 소재 개발에 성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5년에는 캐주얼 브랜드 헌트를 통해 국내 최초로 구김이 가지 않는 '링클프리' 면바지를 상품화해 연간 100만장을 판매한 바 있다.
또 청바지 브랜드 쉐인에서는 국내 최초로 나노 실버 기술을 적용한 청바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나노 실버는 나노 단위의 은 입자를 섬유조직에 결합시켜 탁월한 향균성을 부여한 신소재 기술이다.
이랜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2000년에는 국내 최초로 콜라겐 보습 가공 셔츠를 생산했으며, 2006년에는 나노 필름 라미네이팅 기술을 적용한 아우터를 만들었다.
이에 이랜드는 본격적인 신소재 개발을 위해 베트남 생산기지 내에 R&BD센터를 구축하고 연구 결과물을 생산 현장에 바로 적용해보고 상품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향후 이랜드는 섬유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외 연구기관과 파트너십을 구축할 뿐 아니라, 분야별 신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신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실제 생산과 구매로 연결함으로써 동반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랜드 R&BD센터는 적극적인 섬유 신소재 연구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단계적으로 산업용 소재 분야로 적용을 늘린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이랜드가 지난해 베트남 생산기지에 구축한 R&BD센터의 모습. (사진제공=이랜드)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