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출구전략에 대해 다시 한번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 원장은 30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증권회사 최고경영자 세미나' 강연에서 "(출구전략에 대해) 각계 전문가의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같지 않다는 것 자체가 여전히 불확실성의 존재를 잘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출구전략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최고경영자(CEO) 조찬 강연에서 "국제적으로 출구전략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정부와 한국은행은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상은 불가능하다"는 발언을 내놓은 반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의 출구전략이 다른 나라보다 빠를 수 있다"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우리경제는 외국자본 유출입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환율, 수출, 유가 등 대외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섣부른 논쟁보다는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 형성에 주목하고 위기 이후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대안제시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 대해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대형 업체의 출현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 몇몇 국내 은행들이 세계 100대 은행에 포함되는 등 은행의 대형화 기반은 마련됐다"며 "그러나 증권업계의 경우 가장 큰 업체도 자산규모가 20조원을 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난 9월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금융회사의 보상체계기준을 합리적으로 재구축하기로 합의했다"며 "금융투자업 종사자의 보상은 은행 등과는 날리 성과연동비중이 높고 시장여건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새롭게 설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조만간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금융투자업 종사자 보상에 대한 모범규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 보상정책을 수립하는 독립기구 구성 ▲ 과도한 단기적 위험추구 방지 ▲ 보상정보의 공개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원장은 "증권사들이 단기이익만 추구하지 말고 보다 중장기적 투자문화를 선도해야 한다"며 "또 금융사고 예방 등 평판 리스크관리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