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SK텔레콤과 지분협상에 난항을 겪어온 하나금융이 일단 단독으로 하나카드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하나카드는 오는 2014년까지 카드업계 '톱3'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SKT의 지분참여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하나금융은 1일 "국내 3대 카드회사 진입을 목표로 하나카드가 2일 공식 출범한다"며 "5년 안에 회원수 1000만명, 시장점유율 12%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를 그룹의 주요 캐시카우(cash-cow)로 키울 방침이다. 그룹 순이익의 30%를 책임지는 핵심계열사로 성장시키고, 매년 100만좌 이상의 히트상품을 배출할 수 있도록 상품개발과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회사의 자원을 쏟아붓는 물량공세식 영업이 아니라, 다른 카드사가 미처 보지 못한 틈새시정을 공략하는 '현미경식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청사진이 실현되려면 SKT의 지분참여가 필수적이다. 당초 하나카드 출범 소식에 카드업계가 잔뜩 긴장한 것도, SK그룹의 방대한 고객기반이 하나카드의 영업망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관측 때문이었다.
현재 OK캐시백을 포함한 SK그룹의 회원서비스 가입고객은 3000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하나카드가 SK측의 영업망을 활용할 경우 단기간 내에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금융과 통신의 화합적 결합이 성사될 경우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는 달리 하나카드는 하나금융의 100% 자회사로 출범했다. 하나금융과 SKT가 각각 51%와 49% 지분을 갖고 출범할 계획이었지만, 양측이 지분매각 가격에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틀어졌다.
SKT가 하나카드 경영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물론 하나카드 출범 이후에도 협상은 계속되기 때문에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양측의 합작이 이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종렬 하나금융 사장은 최근 "하나카드와 SKT의 합작 카드사 설립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만원 SKT 사장도 "하나카드와 지분협상은 각자의 벨류에이션 차이로 늦춰지고 있다"며 "현재 논의하고 있는데,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나카드의 신임 사장에는 이강태 전 삼성테스코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카드가 통신기술이나 유통망과 결합하면 언제 어디서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하나의 카드로 제공할 수 있고 훨씬 더 폭넓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나카드는 그동안 추진해 오던 타업종과 컨버전스를 위한 조인트벤처 협상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하나카드는 출범에 맞춰 '매일 더블캐쉬백 카드'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한다. 이 상품은 모든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사용금액 2만원당 200원을 결제계좌로 매일 입금해준다.
특히 오는 12월까지는 300원의 캐쉬백이 제공되며 주유할인, 영화 통신요금, 외식할인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이번달 30일까지 하나카드의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나카드 창립기념 이벤트'가 진행된다.
행사기간 동안 매주 수요일 커피빈에서 2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1만원을 캐쉬백해주고 매주 목,금,토요일에는 홈플러스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사은품과 상품권을 증정한다. 매주 일요일에는 파리바게뜨에서 50% 할인행사를 실시한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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