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홍채인식, 3년 노력 결실…단순 잠금해제용 아냐”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 홍채인식 확대할 것…소프트웨어 혁신, 사람이 핵심”
2016-08-04 11:23:13 2016-08-04 11:23:13
[미국 뉴욕=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홍채인식 기능은 3년 반 이상을 투자하고 연구개발한 결실이다. 단순히 잠금화면을 해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모바일뱅킹에 적용하고 다른 애플리케이션과도 연동하는 등 홍채인식 기능의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장(사장)이 홍채인식 기능을 차세대 모바일 보안 표준으로 제시했다. 고 사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해머스타인볼룸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언팩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생체 보안시스템 중 홍채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에서 B2B(기업간거래)로 확장하는 과정도 고려해서 큰 로드맵을 갖고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7 언팩 후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공개한 갤럭시노트7에 스마트폰 최초로 홍채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인도에 출시한 태블릿PC ‘갤럭시탭 아이리스’에 홍채인식 기능을 장착하며 그 가능성을 시험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의 첫 번째 혁신 포인트로 S펜을 꼽았지만, 전세계 판매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마스터 트레이너는 홍채인식을 으뜸으로 내세웠다.
 
고 사장은 “전 세계의 마스트 트레이너가 190명에게 갤럭시노트7을 보여줬더니 홍채인식을 가장 혁신적인 기능으로 내세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선보인 홍채인식 기능은 라섹 수술을 했거나 안경을 낀 상태에서도 사용에 문제가 없다. 홍채를 등록하고 잠금화면에서 갤럭시노트7에 눈을 맞추자 잠금이 해제돼 바탕화면에 진입했다. 데뷔는 성공적이었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고 사장은 “안경을 착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한낮에 햇볕이 쨍쨍 내리쬘 때는 조금 힘든 부분이 있다”며 “차기작에서는 개선된 모습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에 적용된 양면이 구부러진 엣지 디자인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는 “엣지의 사용 편의성과 소프트웨어적으로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면 엣지를 갤럭시의 아이덴티티(정체성)로 가져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프리미엄 제품은 엣지의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출시 전망이 나오고 있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폰에 대해서 그는 “하고 싶은 분야”라며 “기기 측면에서 디스플레이·배터리 등으로 파급 효과가 크다 보니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삼성전자 영국법인 연구소장을 지낸 고 사장은 소프트웨어(SW) 경쟁력에 대한 애착이 깊다. 연구소장 당시 칩 회사들이 개발하는 SW를 담당하는 조직을 운영하며 결국 ‘사람’이 핵심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아키텍처를 이해하고 SW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전체 방향을 정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한 분야가 SW”라며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잘 지원해주는 것이 내 수준의 SW 강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신이 소개한 블루 색깔의 갤럭시노트7과 비슷한 색상의 자켓을 입고 발표에 나선 그는 자신감에 가득 찼다. 고 사장은 “경쟁사를 완전히 의식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제품이나 SW를 기획하는데 우리만의 길을 가려고 한다”며 “우리 제품이 어떤 의미있는 혁신을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길이었다.
 
미국 뉴욕=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