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외교 문제에서 경제 분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국인에 대한 중국의 상용비자(복수) 발급에 제한이 생기면서 당장 국내 중소기업과 영세기업들의 중국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비자 발급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경영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한 화재장비 전문업체 대표는 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오는 16일 복수비자가 만료되는데 오늘 신청하려고 보니 '올스톱'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중국에 법인이 두 군데 있어 그쪽을 통해 초청장을 받아 추진하고 있는데 발급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연매출 400억원대의 중소기업으로, 중국 쑤저우와 시안에 각각 공장을 두고 있다. 업무상 한 달에 적어도 1회 이상 중국을 오가는데, 당장 상용비자 발급이 중단되면서 비상이 걸린 것.
상용비자는 한 번 발급받으면 1년간 횟수에 제한 없이 중국을 오갈 수 있어, 대중국 사업을 하는 기업인에게는 필수다. 상용비자를 발급 받기 위해선 초청장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국내 여행사에서 비자 업무 대행업체에 초청장을 요청해 비자 발급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 3일 초청장 업무를 대행하던 업체의 자격을 정지시키면서 비자 발급에 제동이 걸렸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 2일 비자업체로부터 '상용비자의 접수가 8월4일부터 새로운 초청장 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신청이 불가하다'라는 공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공지에는 '주한중국대사관에서는 기존 중국 출입자에 한해 중국현지 업체로부터 초청장을 받아오면 상용비자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초청장 양식을 주지 않고 있으며, 때문에 초청장을 첨부해도 100% 준다는 보장이 없다'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법인이나 협력업체로부터 초청장을 받아도 비자 발급이 거절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상용비자 발급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현지 법인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상용비자를 발급 받는 데 큰 문제가 없지만, 법인 없이 사업을 하는 중소, 영세기업은 문제"라며 "장기화될 경우 중국 사업에 있어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시 동구 만석부두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달려 있다.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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