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카드사들이 불완전 판매 논란을 받아온 채무면제·유예상품에 대한 신규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불합리한 영업관행 개선안'을 내놓는 등 영업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카드사들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BC카드에 이어 신한·현대·삼성카드가 이달부터 채무면제·유예상품의 신규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KB국민카드까지 발급을 중단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카드사의 채무면제·유예상품이란 질병이나 실직 등의 사유가 발생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고객들이 신용카드 이용금액 결제에 대한 납입 기간을 유예 받거나 면제 받는 기능의 상품을 말한다.
이를 통해 카드사들은 그 동안 상품에 따라 매월 사용한 카드 금액의 0.2~0.6%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상품설명 부족 및 수수료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가입이 많아 그동안 불완전판매에 대한 논란이 일어왔다.
한국소비자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부터 지난해까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카드사의 채무면제·유예상품 관련 소비자상담 544건 중 431건으로 79.3%가 불완전판매와 관련된 불만이었다.
특히 상품 가입 후에는 고객에게 문자서비스(SMS)로 가입 사실만 간략히 통지하고 매월 수수료 청구서에 수수료율, 수수료 금액 등에 대한 명확한 기재나 설명없이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불합리한 영업관행 개선' 방안을 내놓고 채무면제·유예상품과 신용정보보호상품 등 비대면 유료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보제공을 강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소비자 동의 없이 카드사의 비용절감을 위해 이뤄지는 청구서 수령방법 임의변경 등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라는 지침을 카드사들에 전달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감독이 강화되자 카드사들은 해당 상품의 대한 신규발급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논란이후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규정을 강화했지만 소비자들의 가입의사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이 추가적으로 상품을 발급할 요인이 떨어졌다"며 "금융당국이 발표한 '카드사의 불합리한 영업관행 개선' 방침과 맞물려 논란이 있는 상품군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불완전 판매로 논란이 됐던 채무면제·유예상품에 대한 신규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신한카드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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