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매출액 기준 전세계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림픽 순위선정 방식을 적용한 결과, 한국은 종합 순위 8위를 기록했다. 전자와 철강, 산업장비 등 주력산업에서는 두각을 드러냈지만 다른 신성장 산업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실제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목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함께 나왔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 '포춘 글로벌 500'에 선정된 전세계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올림픽 출전종목과 매달 산정 방식을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는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로 종합 순위 8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전자업종에서 금메달을, 포스코는 철강, 현대중공업은 산업장비에서 각각 은메달을 기록했다.
종합순위 1위를 차지한 미국은 금메달 30개, 은메달 23개, 동메달 13개 등 총 66개의 메달을 휩쓸었으며, 2위는 중국(금7, 은10, 동13), 3위는 독일(금4, 은4, 동6)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금1, 은3, 동1)과 영국(금1, 은1)이 각각 7위, 9위로 우리나라 앞뒤 순위에 위치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각 국가들의 출전기업 대비 메달 획득 비율을 살펴보면,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는 대표기업 절반이 메달 획득에 성공했으며 중국, 프랑스, 스위스 등은 약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표기업 15개 가운데 3개 기업만이 메달을 획득해 영국(7.7%), 일본(9.6%)에 이어 낮은 메달 획득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른 선진국들 대비 일부 주력 산업 편중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포춘 글로벌 500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들의 출전 종목은 전체 53개 가운데 전자, 자동차, 철강, 에너지, 정유, 전력, 기계, 생명보험, 유통 등 9개(17%)에 불과했다. 미국의 경우 건설, 선박, 부동산, 무역 등을 제외한 46개 업종에서, 중국 역시 제조업 외 은행, 제약, 식품, 부동산 등 31개 업종에서 대표 기업을 출전시켰다. 10위권 국가 가운데 진출업종이 10개 미만인 국가는 우리나라와 캐나다에 불과했다. 이번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우리나라는 총 39개 종목 중 24개(61.5%)에 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기업 수 역시 오랜기간 정체 중인 점 역시 우려할 대목이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은 2000년 12개에서 올해 15개로 3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은 중국은 10개에서 103개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포춘 글로벌 500에 새롭게 포함된 32개 기업들을 살펴봐도 미국과 중국기업이 각각 13개, 9개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 역시 새로운 기업 육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출전 종목을 살펴보면 헬스케어, 제약, 우주항공, 온라인 물류 등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분야로, 이들 종목에 대한 육성 역시 시급해보인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는 과거 올림픽에서 레슬링, 복싱, 역도 등에서만 메달을 땄지만 최근에는 사격, 펜싱, 수영 등 여러 종목에서 메달을 따고 있다"며 "메달을 따기 전 다양한 종목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이 산업에서도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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