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미국의 산업경기가 지난해 발생한 금융위기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개인 경기는 여전히 위기상황으로 미국 경제의 완전한 회복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ISM지수 등 산업지표 '맑음'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5% 증가하고, 10월 제조업 분야 공급관리협회(ISM) 지수는 9월 52.6에서 55.7까지 올라 예상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를 이끌었던 미국의 제조업 분야가 큰 회복 징후를 보이며 주목받았다.
9월 주택매매 계약상황을 보여주는 잠정주택판매 지수는 전월비 6.1%나 급등한 110.1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건설지출도 시장 전망치인 0.2% 감소세와는 달리 0.8% 증가한 9403억달러로 집계됐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자동차의 미국시장 판매량 또한 증가하며 10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 美 경제 회복 신호 감지
이러한 양호한 지표 결과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경기가 안정되는 신호라는 평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경제 운용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마크 빈터 웰스파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지표들은 놀라운 경기개선을 보여준다"며, "그동안 지적되어 온 경제 회복세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줄리언 캘로 바클레이즈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회복이 전 분야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 실업률 상승, 개인 파산 증가 등 소비자는 '암울'
하지만, 이러한 'V자형' 회복이 예상되는 산업지표에도 불가하고 개인지표들은 아직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 위기 이후 찾아온 불황 속에 개인들은 여전히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지난 9월 미국의 실업률은 26년래 최고치인 9.8%를 기록하기도 했다. 6일 발표 예정인 10월 실업률도 10%를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오는 2010년까지는 9%대의 실업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미국 실업률이 올해 말까지 증가를 지속할 것이며 내년 여름쯤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며 고용시장이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개인 파산 신고자 수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3만1200명으로 집계되며, 4년래 최대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시장 악화와 주택 대출 상환 연체 때문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파산 신고 건수도 큰 폭의 증가세다. 10월 파산 보호 신청을 한 기업 수는 지난해보다 30% 급증한 1327개로 4개월 래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9월 개인소비 역시 중고차 보상프로그램 만료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0.5% 하락,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불황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 경제회복 지속성 장담하기 어려워
커트 칼슨 변호사는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등 일부 분야는 여전히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여전히 실물 경기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경기부양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집행하지 않으면 고용문제가 부각되면서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십여년의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이 뮬러 웰스캐피탈매니지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제조업지수는 2002년에도 수개월동안 확장세를 보이다 다시 하락 반전됐었다"며, 제조업지수 개선에 신뢰를 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시사했다. 이어 "고용지수가 크게 개선되거나, 실업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오면 믿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3분기 경제의 급반등은 일시적인 경기부양 효과"라고 진단하고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라며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이제 문제는 일부 강력한 'V자형' 회복 예상에도 불구하고 내년 2분기 이후 경기부양의 실탄이 떨어지고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경기회복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이 더블딥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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