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당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첫 만남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뼈있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 더민주 당대표 회의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제가 잘 따르도록 이끌어주고 지도해달라”며 몸을 낮췄다. 이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김 대표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 사무국에서 출발해 당대표까지, 우리 정치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되셨다”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잠깐의 덕담이 오간 후에는 부드러운 말 속에서도 신경전이 오갔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대통령 최측근이니 여소야대 국면을 잘 이끌어가려면 야당과 청와대 사이 중재 역할을 잘 해주셔야 한다”며 “그것이 대통령한테도 편하고 국회가 잘 운영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야당(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먹고 사는 문제 관련해서는 절대 싸우지 않겠다’고 말했었다”며 “많은 현안이 있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여·야가 우선적으로 다루고 쟁점이 되는 정치적 문제는 대화로 풀자”고 답했다. 야당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처리문제를 놓고 세월호 특조위 연장·백남기 농민 청문회 개최 등의 조건을 내건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두 대표는 이후 가정용 전기세 부과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은 후 당 대표실로 이동해 10여분 간 비공개 대화를 진행했다.
새누리당 신임 이정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찾아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고 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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