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6일부터 본격적인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빠른 처리를 강조하는 여당과 ‘따질 것은 따져보겠다’는 야당이 맞서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예결위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유일호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6·17일 이틀간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예산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한다. 18~22일에는 예결소위를 가동해 상임위별로 심사한 추경안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새누리당 정진석·더불어민주당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오는 22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어 2015년도 결산안과 내년도 추경예산안 등을 처리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국채 발행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없다는 점에서 추경 자체에 대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더해 새누리당 내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추경은 타이밍’이라는 말로 빠른 처리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반면 더민주 등 야당은 추경 통과 일정을 합의한 것이 정부가 제출한 원안대로 처리하겠다는 말이 아니라며 ‘현미경 심사’를 벼르고 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처리 시한을 정한 것일 뿐”이라며 “추경의 원래 의미에 맞게 추경안이 편성되었는지 따져보는 것은 별개의 작업”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종민·이재정·제윤경 의원 등 더민주 소속 초선의원들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추경안은 본래의 목적과 방향을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부실 추경”이라며 “일자리·민생 추경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관련 사업을 대폭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가 제출한 전체 추경예산 11조원 중 4조9000억원(국가채무상환액 1조2000억원, 지방교부금 정산액 3조7000억원)은 추경이 없더라도 당연히 내년도에 정산될 금액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남은 6조1000억원 중에서도 중앙정부가 직접 사용하는 4조6000억원은 수출입은행 출자 등 금융성 사업으로, 대기업과 부실 정책자금을 지원하는데 추경예산 대부분을 쓰는 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들 금액을 제외하면 정부가 밝히는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 고용안전망 확충 등의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필수 공공·사회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공무원·공공부문 청년 일자리 신규 창출 의지가 담긴 예산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위한 재정지출 이전에 대우조선해양 등이 부실에 빠진 원인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기 대변인은 “초선 의원들의 의견이니까 여러 의견 중 하나로 봐달라”면서도 “당이 추구하는 가치 속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야당이 이번 추경에 포함되지 않은 만 3~5세 무상보육(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점도 처리 과정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지난 14일 논평에서 “누리과정 예산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 더이상 현장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16년 추경예산안 국회 조기통과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