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 은행이 달라진다)②저금리 기조 장기화가 체질 개선 촉발
순이자마진 2%대서 1%대로 급락…점포당 영업수익도 1/3 급감
2016-08-19 08:00:00 2016-08-19 08: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은행권이 보여주기식에 그칠 줄 알았던 모바일플랫폼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는 저금리기조 장기화 등에 따른 수익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영업점포 축소 등으로 고객의 접점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핀테크 기술 발전 없이는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렵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남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최근에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은행의 주요 수익인 이자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비용절감은 가장 큰 이슈"라며 "기존 점포나 현금입출금(ATM)기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모바일플랫폼 개발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2007년 말 2.7%에서 2013년 1.88%로 1%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말에는 1.53%로 급감했다. 지난 2005년 20.52%에 달했던 시중은행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4.32%까지 하락했다.
 
ROE란 기업이 자기자본을 이용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ROE가 높을 수록 해당 기업은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은행의 이자이익도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이자순수익은 지난 2011년 39조104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순수익은 33조4896억원으로 2011년보다 14% 이상 감소했다.
 
이에 점포당 영업수익도 하락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점포당 연간 영업수익은 277억원이다. 이는 2008년 739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점포당 이자수익도 급감하고 있다. 2008년 점포당 연간 이자수익은 14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점포당 이자수익은 2012년 120억원에서 2013년 106억원, 지난해 94억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점포 축소 등 고객 접점이 약화되고 있는 점도 모바일플랫폼 강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10월 국내 금융지주사 중 최초로 출시한 하나멤버스의 경우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하기도 했다. 현재 하나멤버스 가입자 500만명 중 20%가 신규 고객이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핀테크의 도입이 은행의 비용절감 효과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고객 유치를 위해 필수사항이 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쟁은행이 값싼 수수료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하면 당연히 고객을 뺏길 수밖에 없다"며 "기술을 선도하지는 않더라도 고객 점유율을 방어하는 측면에서도 모바일플랫폼 개발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도 모바일플랫폼 구축 등 핀테크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서 지난해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 최초로 모바일뱅크를 출범할 때만 하더라도 타 은행들은 큰 관심이 없었지만 결국 고객유치에 성공하고 핀테크 시장이 급성장하자 1년여 만에 대부분의 은행이 모바일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앞으로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떠나 기존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핀테크 기술 개발은 은행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사진/우리은행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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