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여파가 수도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주택시장을 지탱했던 수도권까지 침체될 경우 국내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은 수도권 시장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서울 개포 3단지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경우 여전히 열기가 뜨거운 상태로 일각에서는 앞으로 수도권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매매 거래량은 9만5578건으로 최근 3년간(2013~2015) 7월 평균 매매거래량(7만5856건)에 비해 26.0% 증가했다.
지역별로 비교해보면 대체로 지방 도시의 거래량은 감소하고, 서울 등 수도권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평균 대비 올 7월 서울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87.9%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경기는 44.2%, 인천은 55.6% 증가했다. 반면 대구는 32.1%로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이어 울산 31.0%, 충남 27.2%, 경북 19.3%, 충북 11.6% 등이 하락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승승장구하던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가 감소세로 전환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26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990건으로 일평균 38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일평균 462건보다 20.0% 감소한 수준이다. 또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7년 6개월 만에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8월 폭염 영향과 정부의 불법행위 단속 강화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감소세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지방 침체 여파가 수도권까지 미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부산과 함께 지방 부동산 시장을 견인했던 세종시마저 집값 하락세가 관측되면서 수도권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세종시 매매가격지수는 이달 둘째 주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공급물량이 집중됐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침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미분양 관리지역은 수도권의 경우 인천 중구, 경기 평택, 고양, 남양주, 시흥, 안성, 광주 등 7곳, 지방은 광주 북구, 울산 북구, 충북 청주·제천 등 13곳이다.
국토부는 다음달부터 미분양 관리지역을 확대 지정하는 등 미분양 지역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지난 25일 정부 가계부채 대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지방에 이어 수도권 시장도 침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택공급 축소로 인해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가 지속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어 부동산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여파가 수도권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업소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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