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정부, 무선인터넷 개방 드라이브 거나?
최시중 "개방 않으면 통신산업 지체"
2009-11-12 16:32:12 2009-11-12 19:55:52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2일 "무선인터넷 개방은 대세"라고 언급하면서, 정부가 무선인터넷 개방을 위해 더욱 강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무선인터넷 벤처기업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차피 앞으로 무선인터넷 시대가 올 것이고, 개방은 대세"라며, "무선인터넷 시대를 열지 못하면 우리 통신분야의 지체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참여 기업들에게 "앞으로 오픈된 환경이 전개되니, 강한 생존력을 갖춰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은 컴투스, 다날, 사이넷, 바로비전, 와이즈그램, 가바플러스, 폴리다임, 코리아컨텐츠네트워크, 한국데이타하우스, 넷투엠 등 주로 무선 콘텐트 관련 업체들이다.
 
최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SKT나 KT, LG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무선 인터넷 개방을 꺼리며 정부 정책에 대항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들 업체들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통사들은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될 경우 음성 이동전화의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무선인터넷 개방이나 요금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LGT의 경우는 오즈라는 브랜드로 다른 사업자에 비해 싼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내놨지만 네트워크 이용량이 폭주해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모두 콘텐트 서비스에서 폐쇄적 운영으로 일관하고 있어, 무선콘텐트 산업 발전을 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싼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인하하도록 이동통신사에게 요구하면서, 사이드로딩(무선콘텐트를 휴대폰 이외의 기기로 이용하는 방식) 등을 허용하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에 '무선인터넷 요금을 지금보다 50% 이상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해왔지만, 이들 업체들이 강력히 저항해 소득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이동통신 요금 인하방안을 마련할 때 정액제 뿐만 아니라 정률제 등의 도입을 요구했지만, 이동통신사들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이날 "우리 무선인터넷이 같이 출발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뒤쳐지는 것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갖고 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이통사들의 이런 태도를 애둘러 비판했다.
 
방통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비싼 요금'을 지목하며 방통위 사무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 사무처는 무선인터넷 요금인하 방안과 더불어 데이터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을 내놓은 상황이다.
 
또 와이브로 사업자인 SKT와 KT의 투자를 매분기마다 점검하고, 3세대 이동통신망과 와이브로가 로밍이 가능한 관련 고시안까지 마련할 태세다.
 
이 고시안은 이동통신사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폐쇄적인 무선인터넷 운영을 고수할 경우 새로운 사업자 출현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강수로 받아들여진다.
 
정부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싼 요금제로 무선인터넷을 개방해 무선인터넷 시장이 활성화하도록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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