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무선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KT의 유무선통합서비스(FMC) 공세에 대응할 적절한 방안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유무선대체상품(FMS)인 '티존'을 내놨지만, 당장 내년에만 수천억원의 매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현재 상태로는 앞으로 통신판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되는 FMC를 도입할 방법이 없어, 내부적으로 위기감도 고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9일 "티존의 예상가입자 250만명이 매달 1만원씩만 요금을 할인받아도 1년에 3000억원 가까운 매출 손실을 안는다"며 "SKT 내부의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티존 요금제는 이용자가 1개월에 한번씩 자신이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 월 2000원을 내고 일부 요금을 인터넷 전화요금제인 3분 39원을 내는 할인요금제다.
SKT는 이같은 손실폭 때문에 티존 할인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엄두조차 못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T는
KT(030200)가 티존과 유사한 요금제 설계에 착수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KT FMC 같은 서비스 설계를 시도했지만,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유선네트워크로는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FMC는 무선지역에서는 이동통신망으로 음성통화와 데이터 전송을 하고, 유선네트워크 지역에서는 무선랜 등을 이용해 음성통화와 데이터송수신을 이용하기 때문에 촘촘한 유선네트워크 확보가 절대적이다.
이에 반해 SKT는
SK브로드밴드(033630)가 보유한 2만3291Km와 SK네트웍스가 보유한 7만5146Km로 LG파워콤 1개사의 유선네트워크 보유량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특히 SKT의 한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 자체가 FMC용 광통신망 구축이 불가능한 구조인 것으로 안다"며 "(SKT가) 제대로 된 FMC를 하려면 광통신망 매설을 위한 땅부터 사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FMC가 점차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SKT는 이를 도입하기에 통신 3사중 가장 불리한 조건"이라며, "이 때문에 내부에서 '이러다간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만원 SKT 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은 장기적으로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FMS를 통한 무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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