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6)씨에 대한 강제 귀국 절차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서씨의 여권무효 준비에 착수한 것을 포함해 법무부·외교부와 강제 귀국을 위한 통로를 가동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서씨가 여권이 무효가 된 이후에도 국내에 귀국하지 않으면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강제 추방된다.
검찰은 계속된 종용에도 서씨가 "고민해보겠다"며 귀국을 미뤄오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판단해 강제 귀국 조치를 결정했다.
또 검찰은 일본의 탈세범 시효에 따라 현지 사법당국과의 공조로 서씨가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대상자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하고 있다.
서씨와 신영자(74·구속 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총 6000억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과 서씨의 딸 유미(33)씨는 탈세 외에도 허위로 계열사에 이름을 올려 급여를 받는 등 횡령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일본 국적자로서 강제 귀국 조치를 적용받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는 "비리가 드러났음에도 사법 절차에 응하지 않는데, 과연 대한민국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의문"이라며 "지금까지 조사에 비춰보면 준법의식의 결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1시간 반 정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회의실에서 신 총괄회장을 상대로 방문 조사를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신 총괄회장에게 지난 7일 오전 10시 소환을 통보했지만, 건강 문제로 출석할 수 없다는 통지를 보내오자 같은 날 오후 직접 면담을 거쳐 방문 조사를 결정했다.
신 총괄회장은 6000억원대 탈세에 연루된 의혹과 함께 서씨에게 롯데시네마 내 매점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총 78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는 등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조세포탈과 배임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7일 오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을 방문해 신 회장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예정인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로비에서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