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패션업계가 고급 소재 도입에 힘쓰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 트렌드로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소재를 택했다. 또 고급 소재를 통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와의 차별성도 꽤하고 있다.
2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섬(020000)이 고급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한섬은 최근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의 프레스티지 라인인 '시스템0'를 새롭게 선보이며 "캐시미어 혼방, 라쿤 등의 소재를 재해석한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소장가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20여년 만에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인 래트 바이티(LATT BY T)도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벼우면서도 형태감과 볼륨감이 우수한 고감도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도 이달 초 캐시미어, 울, 저지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적용한 새로운 브랜드인 'V라운지'를 론칭했다. 신세계백화점 또한 직접 수입한 최상급 캐시미어 원사로 제작한 의류를 판매하는 브랜드 '델라 라나'를 론칭했다.
최근 값은 싸지만 품질은 다소 뒤쳐지는 SPA의류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나타나면서 백화점 중심의 여성복 브랜드들이 고급 소재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스트패션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한 번 사서 오래 입을 수 있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슬로우 패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통적으로 최급 소재로 꼽히는 캐시미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가을·겨울을 맞은 계절적 특징도 있지만 최근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한 캐시미어 의류 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패션업계 침체 속에서도 캐시미어 시장은 2014년 2410억원에서 2016년 9600억원으로 2년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앞서 선진국에서는 국민소득이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캐시미어 같은 고급 소재 소비가 급성장했는데 비슷한 현상에 국내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진제공=시스템0)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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