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갤럭시노트7 리콜을 대하는 중국 내 여론이 악화일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중국판 갤럭시노트7의 발화 제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지까지 삼성전자의 대처 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제품 이상 여부와 관계 없이 감정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27일 광명일보는 '개별 소비자와의 해결로는 휴대폰 폭발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렵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글을 쓴 허런커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폭발 사건에 대해 전량 리콜 조치를 취한 반면 중국에서는 개별적인 대응만 하고 있다며, 이는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이 겉으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지만 뒤로는 소비자와 별도의 협상을 진행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삼성이 중국에서의 리콜을 거부하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가"라고 따졌다.
여기까지는 온라인 상에서 제기되는 불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광명일보가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라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광명일보, 인민일보 등의 칼럼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다. 공식적으로 제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가공된 필명을 앞세워 전함으로써 여론을 주도한다.
삼성이 안전성을 담보했던 중국판 갤럭시노트7 발화 제보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5건의 제보가 이어졌다. 앞선 두 번째 발화 주장까지는 삼성전자가 중국 배터리 제조사 ATL과 즉각 조사에 착수해 '외부 가열에 의한 소손'이라고 결론을 냈다. 그러나 이후 발생한 세 차례의 폭발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선양에 거주한다는 다섯 번째 제보자는 "삼성전자에게 연락을 하니 제품을 교환해 주기로 했다"면서도 "배상 문제나 발화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도 차가워지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가 최근 1만2000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9%가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삼성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 중 36.8%는 애플을, 26.3%는 화웨이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또 갤럭시노트7 사태가 심화되고 있는 원인으로 34.2%가 '즉각적으로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계속되는 폭발 사건이 공포감을 조성했다'와 '항공사 등 제3자의 입장'을 선택한 의견은 각각 28.9%, 13.2%로 집계됐다. 아이미디어는 "삼성은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며 "이로 인한 이미지 실추가 향후 시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에서의 명예회복을 다짐하던 삼성으로서는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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