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고속도로, 무늬만 국민편의…실상은 기업체만 이득?
"지나친 수익보전이 문제"…적자 쌓이는 도로공사도 불만 제기
2016-10-04 14:52:28 2016-10-04 14:58:28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민간업체에 대한 지나친 수익률 보전과 과도한 운영기간 보장 등으로 민자고속도로에 대한 정부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도로공사 역시 적자노선 사업만 떠맡다 보니 날이갈수록 적자가 증가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현희(더민주) 의원은 10개의 주요 민자도로 구간의 통행료를 분석한 결과 9개 곳이 도로공사 통행료 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천대교 구간 21.2km의 이용요금은 6200원으로, 도로공사의 같은 거리 이용 요금과 비교해 2.8배 비쌌다. 대구~부산 구간 82.1km의 이용요금은 1만100원으로, 같은 거리를 이용했을 때 도로공사 기준 요금 4500원보다 2.3배 높았다.
 
전 의원은 특히 "지난해 민자고속도로 9개 구간 중 1개 구간을 빼고는 모두 보전금을 받았다"며 "지난 한해에만 17억을 받은 구간(서수원~평택)부터 1000억원 가까운 돈을 받은 곳(인천공항)도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급된 금액은 2조8894억만원에 달했으며, 인천공항고속도로는 개통 후부터 지난해까지 손해보전금으로 모두 1조2854억원을 받기도 했다.
 
비싼 요금에도 민자 고속도로 사업자는 매년 막대한 손해보전금을 받았다.
 
국토교통부와 민간사업자는 교통량 수요를 예측해 협약을 체결하면서 정부가 보전해주도록 계약을 했다. 이에 따라 민자도로들 대부분이 예측치에 비해 실제 교통량이 적음에도 정부가 돈을 대신 내준 것이다.
 
전 의원은 "주요 민자도로의 개통 이후 예측치와 실제 교통량을 분석해보면 극히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실제 교통량이 예측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상당수는 지금까지 실제 통행량이 예측치의 70% 이상에 근접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대부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해찬 의원 역시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보면 북부와 남쪽 구간의 통행료가 달라질 것"이라며 "도로공사의 부채가 85% 수준 밖에 안되고, 2%대 이하의 차입이 가능하지만 5% 넘는 수익률을 보장해야 하는 민자 건설은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는 "민자는 흑자가 나는 곳만 골라서 만들게 된다"며 "민자노선 기한 연장 등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정부의 정책 개선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종점이자 대전~당진 고속도로와 연결될 예정인 세종시 장군면의 모습. 사진/뉴스1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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