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종료 이전에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에 유럽 증시가 5일(현지시간) 하락 마감됐다. 국제 유가가 급등했지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전날보다 1.20포인트(0.04%) 내린 3028.30에 장을 마쳤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41.09포인트(0.58%) 후퇴한 7033.25를 나타냈다.
독일 DAX 지수는 33.83포인트(0.32%) 떨어진 1만585.78을, 프랑스 CAC 40 지수는 13.14포인트(0.29%) 하락한 4489.95를 각각 기록했다.
네덜란드 AEX 지수는 2.30포인트(0.50%) 내린 456.02를 나타냈다. 스페인 IBEX 35 지수와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각각 0.11%, 1.03% 오르며 마감됐다.
유럽 증시를 흔든 건 전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ECB의 테이퍼링(자신 매입 축소) 가능성' 기사였다. 블룸버그는 ECB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이 기사에서 "ECB가 내년 3월로 예정된 QE 종료 이전에 현재 매월 800억유로의 채권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CB가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의 '놀란 가슴'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앞의 곰 동상. 사진/신화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위원들의 매파(금리 인상 지지) 발언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랙커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강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경제 지표가 지지해준다면 올해 말 금리를 올려도 좋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 넘게 오르며 배럴당 5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과는 다르게 298만배럴이나 줄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종목별로는 영국의 대형할인매장 운영업체 테스코가 실적이 60% 넘게 급등하면서 주가가 9.75% 상승했다. 테스코의 실적 급등에 WM모리슨, 마크앤스펜서 등 소비 업종에 포함된 종목의 주가도 덩달아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벌금을 부가받아 위기에 빠진 독일의 도이치뱅크는 벌금 규모가 대폭 줄 것이란 기대감에 2.77% 상승 마감됐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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