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정부의 상품거래소 설립 논의에 대해 증권사와 선물사는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유동성이 부족한데다 관련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만큼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정부는 25일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상품거래소 설립 방안'을 집중 논의했으며 내년까지 구체적 윤곽을 만들어 빠르면 2011년 상품거래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품거래소 개설을 통해 투자자산이 다양화되고 상품선물시장과 주식시장 결합 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외국 자본 유입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품거래 시장 개설을 바라보는 여의도의 시각은 비관적이다. 논의 자체가 초기단계이므로 가시화되기 까진 시간이 걸릴뿐 아니라 국내 시장의 여건상 상품거래 시장이 쉽게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
동양종금증권 대안투자전략팀(AI전략팀) 이석진 연구원은 "싱가폴의 원유거래 시장이나 중국이 계획 중인 상품거래 시장은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강한 반면 한국 시장은 아직 유동성이 부족하고 쉽게 받아들여질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상품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연구원은 "정부가 주도해서 탄소배출권 등 녹색 상품 거래를 활성화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거래에서는 정부의 역량이 중요하고 민간 차원의 주도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훈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시카고의 곡물 거래소를 예로 들면 농산물의 집산지인 도시의 특성 상 거래 기반이 마련돼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상품 거래를 할 수있는 인프라 구축이 안돼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선물사 역시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황일두 외환선물 영업본부장은 "국내에서 상품 거래가 활성화 되려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금과 돈육선물 거래부터 활성화 시켜야 한다"며 "투자자들이 상품 거래의 메리트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물시장에 나타날 선진국 기법에 대한 우려도 제시됐다.
김경중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기초산업 파트장은 "상품거래소가 특히 선진국들의 이익실현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선물 기법 발전을 위한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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