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식음료업계의 가격인상이 올해 하반기까지 멈추지 않고 있다. 1년 내내 가격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너도 나도 경쟁적으로 가격 올리기에 나서면서 다른 물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11월부터 '카스' 등 주요 맥주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01% 인상한다.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1081.99원에서 1147.00원으로 65.01원(6.01%)이 오르게 된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소주가격 인상 후 맥주가격 인상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4년 넘게 가격이 동결되며 올 초부터 인상 검토는 해왔지만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여름 성수기가 지난 뒤를 인상 시점으로 택했다"며 "빈 병 취급수수료 인상 등 전반적인 경영여건을 고려할 때 두자릿수 이상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주류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
하이트진로(000080)가 소주 가격 인상을 단행한 뒤 경쟁사들이 인상대열에 합류했던만큼,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식음료업계는 주류 외에도 업종을 막론하고 올 한해동안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졌고, 장바구니 물가를 흔들었다.
올 초에는 소주, 두부, 달걀, 햄버거 등 서민들이 자주 즐기는 먹거리 가격 인상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연말 하이트진로의 소주 가격 인상에 자극 받은 주류회사들은 올 초까지 소주가격 인상대열에 합류했고,
풀무원(017810)은 연초부터 두부와 달걀 가격 인상 포문을 열고 식탁물가를 흔든 바 있다. 대표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올해 초, 주요 메뉴 가격을 버거제품 가격의 인상을 단행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과자와 빙과류 가격도 줄줄이 오른 한 해다.
이처럼 올해 안에만 가격이 인상된 제품 수는 쉽게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다. 제조사들은 원가 압박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불가피하게 인상을 단행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장바구니와 식탁물가에 대한 위협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식품업계 주요 화두가 가격 인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곡물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데다 통상 정권 교체기에 식음료 업체들의 전반적인 가격인상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가격인상, 출하량, 곡물가격, 환율 중 내년 가장 화두가 될 변수는 '가격인상'이 될 것"이라며 "필수소비재의 특성상 평소에는 가격이 통제되다가 정권 교체 시기에 전반적인 가격인상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내년 가격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올해 들어 1%를 하회하고 있어 디플레가 우려되는 만큼 정부도 음식료 가격 인상을 묵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을 막론하고 식음료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으며 라면 등 추가적인 인상설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며 "식음료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 카드로 가장 쉽게 꺼내드는 것이 가격조정이기 때문에 불황 속 당분간 인상 이슈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초 가격인상 포문을 열었던 두부 제품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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