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저비용항공(LCC)업계가 나날이 증가하는 부산발 여객 수요에 맞춰 잇달아 부산발 노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김해공항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현재 진행 중인 증축 이후에도 혼잡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이용객들의 불편은 해소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업계는 최근 김해공항발(부산발) 노선 신규취항 또는 증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가장 의욕적으로 부산발 노선 증편을 진행 중이다. 당장 다음달 15일부터 도쿄를 비롯해 사이판, 푸켓 등 3개 신규노선을 취항한다.
도쿄는 매일, 사이판과 푸켓은 각각 주 4회, 2회씩이다. 이미 운항 중인 부산~후쿠오카 노선 역시 주7 회에서 10회로 늘린다. 이를 통해 제주항공의 부산발 국제노선은 기존 7개 도시에서 10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진에어는 올 상반기 부산발 괌 노선과 우시 노선을 추가했다. 지난해 5개 부산발 국제노선을 신규취항한 진에어는 올해 2개를 추가하며 총 7개의 부산발 국제노선을 갖게됐다.
이밖에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연내 부산~코타키나발루 노선을 취항할 예정이며, 부산발 노선을 특화한 에어부산은 현재 16개의 국제선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국내 제 2의 허브로 떠오르며 신규 노선 증가세가 눈에 띄는 김해공항이지만 속내는 그리 편치 않다. 인프라는 제한적인데 반해 수요가 넘치면서 갈수록 혼잡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LCC업계 부산발 노선 취항 증가에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혼잡이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김해공항 이용객들이 국제선 입국장 수화물 수령 장소에서 짐을 찾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976년 문을 연 김해공항은 현재 2개의 활주로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군과 함께 사용하고 있어 민간 항공사 이용이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시간당 항공기 운항 횟수를 의미하는 '슬롯'이 포화 상태라 외국항공사들의 취항 요청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다.
비록 신공항 설립 이후 한개의 활주로가 추가될 예정 이지만 오는 2025년 완공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여객터미널 역시 이미 지난 8월 수용능력인 464만여명을 넘어선 515만여명이 국제선 항공 이용객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체 이용 수요 역시 2년 전인 2014년 대비 1.5배 늘어난 전체 1500만명 이상이 전망 되는 만큼 혼잡이 심화될 지 모를 상태에서 10년년을 더 견뎌야 하는 셈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원욱(더민주) 의원실에 따르면 김해공항의 지난해 여객 수요 증가폭은 22.44%로 국내 공항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역시 지난 8월 기준 36.64%로 58.4%였던 제주공항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공항 이후 혼잡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분간 마땅한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혼잡에 따른 이용객 불만사항을 항공사에서 감당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긴 하지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요증가에 따른 노선확대는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가 상대적으로 한산한 대구공항으로까지 눈을 돌리며 대구발 국제선 노선 취항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부산발 노선이 없는 티웨이항공은 총 6개의 대구발 노선을 운영하며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해공항도 신공항 건립 이전에 기존 시설에 대한 증축에 힘쓰고 있다. 현재 국제선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인 김해공항은 여객 수요 증가세를 감안해 2차 증축 공사에 대해 정부와 협의 중이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신공항 증축이 예정돼 있는만큼 2차 증축으로 발생하는 매몰비용에 대한 논의 등 거쳐야 할 게 많이 남았기 때문에 사업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현재 규모와 시기의 합리성에 대해 검토하는 단계며 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만큼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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