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베끼기' 때문에 친구에서 적으로
NHN엔터-카카오, 저작권 침해 의혹…엔씨, 이츠게임즈에 소송 제기
2016-11-06 13:15:32 2016-11-06 14:44:58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게임업계가 베끼기 논란으로 시끌벅적하다.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게임사들이 이 때문에 사이가 틀어지기도 하고 일부 게임사들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임업계에도 신작으로 경쟁해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035720)가 지난달 25일 출시한 모바일게임 '프렌즈팝콘'이 NHN엔터테인먼트(181710)의 '프렌즈팝'과 동일한 카카오프렌즈 지적재산권(IP), 3-매치 방식의 유사한 인터페이스 등 베끼기 논란에 휘말렸다. 
 
프렌즈팝콘은 카카오톡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IP를 사용해 만든 3-매치 퍼즐 장르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게임즈가 개발했다. 
 
NHN엔터의 '프렌즈팝'(왼쪽)과 카카오의 '프렌즈팝콘' 서비스 화면. 사진/각 게임
 
프렌즈팝은 NHN엔터가 카카오와 작년 8월 카카오프렌즈의 IP 제휴를 맺고 만들었다.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첫번째 게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NHN엔터는 파트너사 카카오에게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NHN엔터 관계자는 "파트너인 카카오가 유사한 게임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며 "프렌즈팝을 공동개발하긴 했지만 NHN엔터가 실질적인 디자인 작업을 전담하고 카카오는 결과물 검수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카오측은 베낀 것은 아니며 게임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남궁훈 카카오 CGO(최고게임책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저작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 "말도 안 된다"며 "초기 퍼즐게임에서 발전된 전형적인 3-매치의 방식에 프렌즈IP를 입힌 게임"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NHN엔터와의 계약서에도 오픈 후 3개월 이후에는 동종에 대해 우리가 다른 회사와도 계약이 가능하도록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두 게임 모두 장르가 같고 IP마저 동일하다보니 비슷해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표절논란은 법정 다툼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지난달 넷마블 자회사 이츠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앞서 게임이 출시된 후 지난 8월 관련 내용 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츠게임즈는 지난 7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덴'을 선보였는데 이 게임은 최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4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게임명 ‘아덴’을 비롯해 ‘집행검’, ‘일본도’, ‘데스나이트’ 등 일부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 명칭 등이 유사하다는 지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니지’에 사용되는 성의 명칭인 ‘아덴’이 등장해 ‘리니지’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다. 
 
표절 의혹이 깊어지자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이츠게임즈에 내용 증명을 보낸데 이어 10월에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IP 보호를 위해 이츠게임즈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츠게임즈는 "아덴은 PC온라인 MMORPG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것이고 리니지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라며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현재 밝히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와 리니지 IP 제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협력사 넷마블은 지난 9월 이츠게임즈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특허 침해 소송을 계기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관계가 자칫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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