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하지 않은 것- 몸무게의 숫자
2016-11-07 10:21:43 2016-11-07 10:21:43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마시려다 멈칫, 몸무게의 저울에 올라선다. 그리고는 신경질적으로 그것을 툭 치고 재빨리 씻으러 들어간다. 
친구와 만나면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가지만, 꼭 동성친구와의 대화에는 ‘살’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적이 없다. ‘다이어트 중이야.’, ‘나 3키로 쪘어, 어떡하지?’ 그렇게 한번 ‘살’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 좀처럼 멈출 줄을 모른다.
 
 
사진/바람아시아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마름’에 대한 추구는 끊임없으며, ‘뚱뚱한 것’에 대한 시선은 따갑다. 가끔 sns에 들어가 보면 연예인들의 사진이 올라오고, 그 밑에는 많은 사람들의 댓글이 달린다. ‘살쪘네.’, ‘다리가 엘리펀트야.’ 댓글 창에는 그 연예인의 ‘살’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연예인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일상 또한 너무나도 많이 ‘살’에 대한 이야기들로 파묻혀 있다.
 
한 여성포털 사이트에서 남녀 471명을 대상으로 다이어트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이 현재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또한 모 대학교가 직장인과 주부, 재학생 등 675명을 대상으로 ‘다이어트와 몸매관리’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몸매관리를 하고 있는 가’라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72.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설문들을 통해서 볼 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수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문조사에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던 사람들을 조사해본 결과 정말 다이어트가 필요한 ‘비만’인 사람은 소수였고, 대부분 마르거나 정상체중인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었다.
 
비만환자가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것은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비만환자가 정상체중이 된다면 삶의 질도 달라질뿐더러, 건강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마르거나 정상체중인 사람들이 단지 ‘더 마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요즘에는 비만질병치료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단지 ‘더 마르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 정상 몸무게임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진행한다면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 호르몬 변화로 인한 생리불순, 정신적 우울감, 섭식장애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모 대학교 건강센터 담당자 송정희 씨는 우려를 표했다.
 
실제 국내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섭식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8년 1만 940명, 2012년은 1만 3000여명이었으며, 그 통계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보험통계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감춘다. 그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섭식환자가 통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섭식장애 중 폭식증을 겪는 사람들은 반복적인 폭식과 굶기, 구토 등의 혼란 된 섭식과 영양 양상이 지속되면 뇌의 보상회로와 스트레스 체계가 붕괴되기 때문에 점차 회복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게 된다. 거식증을 겪는 사람들은 반복되는 음식에 대한 거부로 인해 점차 체중이 감소하다, 결국 최소 생활 체중까지도 미치지 못하여 사망에 이를 수 까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섭식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사람 중 남성은 16.3%, 여성은 83.7%로 여성에게서 더 많이 섭식장애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리고 ‘섭식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 중 20대가 24.7%, 30대가 18.3%로 20-30대가 전체 ‘섭식장애’를 앓는 환자 중 43%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건강의 악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거나, 섭식장애로 인하여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어 고통을 호소한다. 이 나라에서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20-30대 중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섭식장애로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비만환자가 다이어트를 한다면 그것은 건강한 삶을 위한 ‘치료’를 위한 것이므로 응원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상체중이거나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더 마른 것’을 추구하는 사회적 인식에 영향을 받아 단지 ‘지금도 말랐지만 더 마르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진행해 건강을 해친다면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지금의 이런 심각한 상황은 누구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이것은 매스컴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마름에 대한 광적인 찬사를 보내는 사회인식 전반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사회인식 전반의 차원에서 문제해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예린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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