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꺽은 전통주 '변신'에 사활
좁아진 입지…주종 다양화로 생존 모색
2016-11-08 14:17:50 2016-11-08 17:03:07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주류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며 위기에 빠진 전통주 업계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전통'이라는 고집을 버리고 새로운 카테고리의 주류를 잇따라 선보이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000890)는 새로운 형태의 저도주인 '술탄오브콜라酒(주)'를 출시했다. 
 
'19금 콜라'를 표방하는 '술탄오브콜라酒'는 대중에게 익숙한 콜라 맛에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원액을 첨가해 톡톡 쏘는 청량감에 고급 풍미가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는 5도이며, 음용이 편리한 355ml의 캔 제품으로, 전통주 업계에서 위스키를 활용한 주류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저도주, 혼술, 홈술 등이 주류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해양조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은 탄산주 '부라더#소다'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부라더#소다' 역시 '전통주'와는 베이스가 다른 탄산주로 분류된다. 보해양조는 지난달 말부터 미국 내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 워싱턴, 네바다, 텍사스, 일리노이, 조지아 등 5개주에 부라더#소다에 대한 판매를 본격 시작했다.
 
이번 수출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SNS 등 온라인 상에서 부라더#소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를 확인한 미국 교민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전통주 명가인 국순당(043650)도 전략 변화에 나섰다. 그동안 전통주 복원과 누룩을 통해 발효한 백세주를 주력 사업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 고전하자 이전에 없던 신제품을 출시하며 카테고리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 2일, 프랑스 정통 샴페인 '어니스트 라페뉴' 출시했다. 우리나라 대표 전통주 회사가 프랑스의 전통주를 선보이게 된 셈이다.
 
샴페인 '어니스트 라페뉴'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와이너리 라페뉴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19세기부터 지금까지 가족이름을 달고 4대째 샴페인을 생산하고 있는 브랜드다.
 
국순당은 지난 6월에도 기존에 없던 막걸리 제품 '쌀 바나나'를 출시한데 이어 막걸리 탄산주 '아이싱 자몽'과 '아이싱 캔디소다', '아이싱 청포도'를 출시하는 등 트렌드를 적극 활용한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국순당의 주력 제품이 '백세주'와 생막걸리 '대박' 등의 전통주였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국순당의 행보는 파격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이밖에 배상면주가는 전통주 베이스를 고집하면서도 '느린마을 양조장&펍'이라는 테이크 아웃이 가능한 매장을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환하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전통주 업계 내에서 프랜차이즈를 직접 운영하는 것은 배상면주가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20~40대를 중심으로 한 주류 소비층 수요가 다양해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그동안 트렌드에 둔감했던 전통주 업계도 고집을 버리고 있다"며 "전통주 제품들의 부활이 있기 전까지는 당분간 업계의 이같은 외도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제공=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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