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올해 코스피에서 10조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최근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변수로 인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 현상이 지속되기 보다는 관련 사안들의 흐름에 따라 외국인 투심이 일희일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에서 1조2941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1조9672억원 순매수, 개인 투자자는 782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전월 4297억원의 순매수를 하는 등 10월까지 10조6102억원의 누적 순매수 규모를 보였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심이 위축된 원인으로는 트럼프 변수가 거론된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절대 열세로 예상되던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고, 실제로 당선된 점이 외국인에게 불확실성의 확대로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된 이달 9일 외국인 순매도는 2139억원, 11일에는 무려 4495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11일 4495억원 순매도 등 9거래일간 1조294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미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 간 입장이 다르다”면서 “최근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신흥국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불확실성의 증가 및 미국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 확대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우존스 지수는 이달 7일부터 11일 사이 1만8259.60p에서 1만8847.66p로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1997.58p에서 1984.43p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 흐름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우며, 관련 사안의 흐름에 따라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변수로 인해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심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 당선 다음날인 10일에는 479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향후 외국인 수급 흐름은 사안에 따라 순매수와 순매도가 반복되면서도 변동성은 큰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기현 센터장도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적인 흐름으로 나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안은 이미 시장에서도 예견한 부분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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