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우리은행(000030) 지분 일부를 손에 넣은 금융업계가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를 두고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점주주로 등극한 보험·증권사들과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 창출이 기대되지만 업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3일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는 IMM PE(6.0%), 한국투자증권(4.0%), 키움증권(4.0%), 한화생명(4.0%), 동양생명(4.0%), 유진자산운용(4.0%), 미래에셋자산운용(3.7%) 등 7개사를 대상으로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우리은행 경영권 확보에 관심을 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한화생명의 지분활용법이 주목된다. 일찌감치 전략적 투자자(SI) 참여 의사를 밝혔던 3개사는 단순 투자목적을 가진 나머지 4곳과 다른 의지를 가졌기 때문이다.
현재 단일주체로서 우리은행 최대주주는 여전히 예금보험공사로 이번 지분매각이 완전한 민영화는 아니다. 이 때문에 낙하산 인사와 경영간섭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이나 증권·보험사로의 인수 연결이 필연적인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업권 간, 업권 내 셈법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과점주주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향후 경영과정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울 뿐 아니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금융상품 제조, 은행은 금융상품 판매로 구분해 여·수신 비지니스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토대로 은행고객을 대상으로 수신자금을 받아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달러 RP 상품 등을 은행 채널에 판매할 수 있게 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 금투업계는 중장기적으로 증권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기조 하에 은행 영업권 확보에 관심을 드러냈다. 기존 영업채널이 적은 키움증권의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지니스 플로가 다양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글로벌 투자은행(IB) 모델을 추구했던 만큼 상업은행 중심의 우리은행과 전에 없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보험업권도 마찬가지다. 한화생명의 경우 은행과의 방카슈랑스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7개 과점주주의 이해관계가 현재 제각각이어서 이견 발생시 조정 관계에 있어 얼마나 신속할 수 있을지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며 "첫 시도인 만큼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통한 시도는 새로운 시장 구도 변화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관련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낙찰자 선정안’ 의결을 거쳐 낙찰자 7개사(매각물량 29.7%)를 최종 선정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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