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사퇴를 위해 84일간 시위를 이어간 이대 학생들이 10월 ‘이달의 보석’으로 선정됐다. ‘이달의 보석’은 지속가능 대학생 기자단 바람에서 지속가능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숨겨진 보석들을 찾아내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보석(步石)이란 ‘디딤돌’과 같은 말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바탕이 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2016년 10월의 보석 후보로는 최순실 PC를 최초로 입수해 특종 보도한 JTBC 서복현 기자와 손석희 보도 담당 사장이 있었다. 또한 지난 8월 공중파 3사와 다르게 지진속보를 이어간 JTBC 뉴스룸이 ‘최순실 게이트’를 이유로 다시 한 번 후보로 언급됐다.
불투명한 취임과정에서부터 비민주적 행정과 불통으로 일관하던 최경희 총장은 지난 7월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문제로 규탄 받은 전적이 있다. 최 총장은 ‘불통과 오만한 교육자상을 몸소 실천’한 이유로 2016년 7월의 꼴값賞을 수상했다.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사퇴해야 하는 이유’ 대자보에는 학생들이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가 자세하게 밝혀져 있다. 최 총장은 논란이 됐던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이전에도 15학번 성적장학금 폐지, 고시반 지원 폐지, 도서관 24시간 개방 금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비민주적인 행정 처리를 자행해왔다. 또한 최 총장은 마곡병원 신설을 무리하게 추진하여 학교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켰으며 이 역시 일방적인 정책추진이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 총장은 학생들이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반대로 본격적으로 본관점거를 시작하자 서대문경찰서 정보보안과장과의 통화에서 학교 내 경력 투입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8월 3일 최 총장은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철회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평화로운 시위에 경찰 1,600여명을 끌어들여 과잉진압한 점, 사업을 민주적 합의 절차 없이 통보한 점 등을 들어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본관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1차 총시위, 2차 총시위에 이어 8월 26일에 있었던 학위수여식에서도 최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이어졌고 교수협의회도 총장사퇴 요구 성명서를 발표해 학생들에게 힘을 보탰다.
9월 12일, 대강당에 학생들의 최고 자치 의결 기구인 학생총회를 위해 필요한 당 학기 등록 인원의 10%인 1477명을 훨씬 웃도는 400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총회에서 학생들은 총장의 책임 이행과 사퇴, 학내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화, 학내 구성원의 교내 학칙에 의한 처벌 및 법적 책임면책을 주요 골자로 한 ‘이화인 3대 요구안’과 ‘요구안 실현을 위한 교내 행진 시위 및 채플수업 피케팅 시위 진행안’을 채택했다. 최 총장이 학생들의 시위를 불법시위, 폭력시위로 묘사한 것과는 다르게 채택된 시위의 내용은 채플에서 피켓을 들거나 4열로 행진을 20분 정도 이어갔던 평화로운 시위였다.
학내 구성원들의 꾸준한 사퇴 요구에 무시로 일관하던 최 총장이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터지자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K스포츠?미르재단 관련 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불거진 최순실 딸 입학 특혜 문제에 대해서는 “특혜는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속가능 바람은 평화롭고 민주적인 시위와 학내 구성원들 간 수평적 연대를 통해 학생 자치가 무엇인지 체험하게 해준 이대 학생들의 노력과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이대 학생들에게 10월의 보석(步石)상을 드린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