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정부의 부동산대책으로 잠시 움츠렸던 분양시장이 조금식 안정을 찾고 있다. 대책 여파로 분양시기가 미뤄지고, 대책에 맞춰 청약 접수 시스템이 재정비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달 말부터 올해 남은 물량들이 공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규제로 투자자들 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분양시장 분위기가 이전과는 크게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난 3일 청약을 접수한 서울 용산구 효창5구역 재개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는 157가구에 2만4486명이 몰리며 평균 155.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1.3부동산대책 이후 투자자들 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분양시장 분위기가 이전과는 크게 바뀌고 있다. 해운대 센텀 트루엘 견본주택 개관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
같은 날 청약을 접수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의 '우미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는 834가구 모집에 6만5943명이 몰려 79.07대 1, 세종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는 445가구 모집에 11만706명이 청약에 나서 248.77대1, 부산 '해운대 센텀 트루엘'은 386가구 모집에 7만9475명이 접수해 평균 205.89대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는 조정 대상지역에 속해있지만 모집공고가 대책 발표 전에 승인 받으면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아 투자수요가 몰렸다.
그러나 이번 11.3대책 이후 분양시장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책 이후 분양한 단지들 대부분이 1순위 청약에 미달되는 등 수백대 일을 기록했던 청약경쟁률은 자취를 감췄다.
실제로 강원 동해의 '동원 아이파크'는 지난 10일 1순위 청약접수 결과 451가구 모집에 353명이 청약에 나섰으며, '구미 강변뉴타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역시 같은 날 청약접수를 받았지만 278가구 모집에 99명만이 접수하면서 미달됐다.
기존에는 분양단지의 성패를 높은 청약 경쟁률로 가늠할 수 있었다면 이제 이러한 수치는 무의미해 졌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견본주택도 실수요자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견본주택에 최대한 많은 인파를 끌어 모으기 위한 각종 사은품이나 이벤트 서비스 등은 서서히 사라지고, 분양상담과 인터넷 청약체험을 위한 상담인원을 보강하는 등의 실수요자 위주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다.
분양을 앞둔 분양 시행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청약 전에 많은 인원을 모아 주목을 받으면 높은 청약률이 높은 계약률로 이어지는 경우가 당연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얼마만큼 실수요자를 찾아내 계약으로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전국에서는 8만122가구(임대제외)가 분양될 예정이다. 수도권은 4만5378가구, 지방은 3만4744가구의 물량이 예정돼 있다. 이번 대책의 영향권인 조정 대상지역에서도 2만7000여가구가 나온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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