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신형 그랜저가 지난 22일 출시되면서 국내 준대형차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준대형차시장의 판매량 증가는 물론 한동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밀려 고전했던 전체 세단시장의 판매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1~10월 기아자동차의 신형 K7은 4만5825대가 팔리며 준대형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의 판매량은 4만3502대, 한국지엠의 임팔라는 1만375대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K7과 그랜저의 누적 판매량 차이는 2323대에 불구해 신형 그랜저가 남은기간 동안 준대형차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출시한 5세대 그랜저가 본격 판매에 돌입한지 한 달여 만에 1만대 판매를 넘겼던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형 그랜저는 지난 2일 사전계약에 돌입한지 3주만에 현대차 창사 이래 사전계약 최대 실적인 2만 7000여대를 돌파하는 등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출시로 준대형차 1위 탈환뿐만 아니라 전체 판매 견인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준대형세단 시장은 SUV 인기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쏘나타, K5, SM6 등 중형차의 인기도 한몫했다. 이로 인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준대형차량 비중은 5세대 그랜저가 출시된 지난 2011년 13.1%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해왔다. 올해에는 9.8%까지 점유율이 떨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세단시장이 신형 그랜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세단 많이 가진 세련된 품격을 바탕으로 준대형시장에서 그랜저 돌풍이 세단시장 전체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초 출시된
기아차(000270) 신형 K7이 선전하고 한국지엠의 임팔라도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모델 노후화로 인한 그랜저의 부진이 준대형차 시장 축소의 결정적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판매량을 연 1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내년 국내시장에서 신형 그랜저를 10만대 판매할 계획"이라며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개별소비세 혜택 종료, 경기 하향 등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된 데 따른 부담이 컸지만 사전계약 대수를 보고 다시 한번 그랜저에 대한 믿음을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신형 그랜저는 5년만에 풀 체인지(완전변경)된 모델이다. 디자인을 개선하고 각종 안전·편의 장치를 추가했다.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DAA) 등의 기능을 장착했다. 또 전륜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면서 연비 수준이 높아졌다. 가솔린 모델의 복합연비는 10.1km/ℓ, 디젤 모델은 14.8km/ℓ다.
피터슈라이어 디자인총괄 사장(왼쪽)과 양웅철 연구개발총괄 담당 부회장이 신형 그랜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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