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정부가 10일 내놓은 내년 경제운용의 키워드는 일자리다.
고용이 뒷받침되어야 소비, 투자등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의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그러나 내년 경제운용도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 경제성장 5%, 취업자수 20만 증가 내놨지만..
기획재정부는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 내외로 성장하고 취업자수는 20만명 내외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20만명 취업자는 너무 낙관적 목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29조원 규모의 슈퍼추경까지 편성해 국가재정을 쏟아부었으나 지난달 취업자는 1만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제자리걸음을 겨우 면한 수준이다.
노동연구원과 민간 연구소에서는 한국경제는 1%포인트 성장할 때마다 일자리를 6만개 가량 창출할 수 있는 잠재능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어 정부 전망치대로라면 30만명 증가해야 하지만 정부는 20만명으로 목표를 낮춰 잡았다.
연구기관들은 이마저 어렵게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5.5% 성장률을 제시하면서도 취업자수는 20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고, LG경제연구원은 4.6% 성장에 15만명, 삼성경제연구소는 4.3% 성장에 10만명 내외의 취업자수 증가를 예상했다.
◇ 청년 취업대책 실효성 있나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현재로선 올해 추진중인 대책을 연장하는 것 외 청년층 등에 대한 취업대책은 뚜렷한 대안이 없다. 민간기업에 읍소하는 것 외 방안이 없다는 말이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고용전략회의'를 매월 1회 이상 열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전 분야에 걸쳐 장단기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도 명칭만 바꾼 생색내기용 회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내년에는 출구전략과 맞물려 올해보다 일자리 대책에 쏟아부을 예산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해 추진한 정책보다 나은 대책을 내놓기도 쉽진 않겠지만 예산확보가 불투명한 '국가고용전략'에 얼마나 힘이 실릴 지는 불문가지기 때문이다.
◇ 불확실성 여전..확장적 기조 견지
지난 2008년부터 5차례 걸쳐 발표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은 정부 부처간 이해상충과 이익집단의 반발 등으로 답보 상태고, 노동유연성 제고방안도 매듭이 풀리지 않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내년에 전체 공정의 6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내년 예산안도 통과되지 않았고,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사회적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공정 60% 이상 달성'은 희망사항에 그칠 수도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투자, 대외 여건 등 어느 것 하나 좋은 것은 없다"면서 "그래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 우리 경제를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당면한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극복한 나라로 공증은 받았지만 민간부문의 자생적 경기회복력이 미약하고 고용여건도 불안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자체 평가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은 정부가 상당히 경제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경제가 많은 위험요인을 내포하고 있음을 정부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또 "이 때문에 정부가 국민들의 지나치게 높은 기대심리를 차단하고 확장적 재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정책적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