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즉석밥과 냉동밥 등 '가공밥' 시장은 뜨거워지고 있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1인 가구가 500만명(2015년 통계청)을 넘기면서 관련 제품 출시와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냉동밥'이 가공밥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28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2년 86억원이던 냉동밥 시장 규모는 올해 450억원을 내다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2000억원에 달하는 즉석밥 시장보다는 아직 작지만 가정간편식이 급부상하면서 최근 매년 50% 가량의 성장률을 보이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냉동밥은 즉석밥과 달리 냉동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산물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서 제조할 수 있다. 나물, 찌개, 반찬 등이 밥과 조리된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따로 반찬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강점이다. 주방에서 요리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요리로 주목 받는 이유다. 밥맛도 좋고 위생도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냉동밥 제품 대다수가 2인분 기준 4000원~5000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맛은 집밥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전문 셰프의 레시피,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재료 본연의 식감과 신선함을 살려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새우볶음밥'과 '비비고 닭가슴살볶음밥' 등 냉동밥 제품군을 강화하며 올해 매출액 12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61억원보다 2배 증가한 수치다. 최근 출시한 제품은 180도 이상 고온 불판에서 모든 재료를 빠르게 볶아 '은은한 불향과 갓 볶은 불맛'으로 차별화했다. 풀무원도 지난해 냉동 비빔밥에 이어 올해 프리미엄 볶음밥을 선보이며 지난해 동기 대비 65.6% 상승한 매출액을 내다보고 있다.
오뚜기는 후발주자임에도 지난해 자체 냉동밥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냉동밥 매출도 1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중화볶음밥, 새우볶음밥, 쇠고기볶음밥, 닭가슴살볶음밥, 불닭철판볶음밥 등 5종으로 구성된 제품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동원F&B(049770)가 냉동밥 제품 '하루도정 신선쌀' 5종을 출시하고 경쟁에 가세했다. 특히 쌀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햅쌀을 취사 하루 전에 도정해 사용한 제품으로 가마솥의 원리를 적용한 공정으로 밥을 지어 밥이 고슬고슬하면서도 차진 제품으로 차별화했다.
기존 대표 가공밥으로 통하는 즉석밥 시장도 여전히 성장세다.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즉석밥 시장은 2013년 1900억원, 2014년 2000억원, 지난해 2400억원, 올해 8월까지 1800억원 규모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햇반'을 보유한 CJ제일제당은 햇반을 활용해 '컵반' 등 상온대용식 부문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즉석밥 시장에서 철수한 농심의 즉석밥 공장라인을 인수하며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분카레'로 국내 간편식 시장을 개척한 오뚜기는 즉석밥 부문에서 고속성장을 거듭해 시장 2위까지 올랐다. 이 외에 레토르트 분야 강점을 살린 '세트밥' 등 20여 종과 자체 개발 가공기술을 적용한 '오뚜기밥 가바백미' 제품을 추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즉석밥 시장이 최근 몇년간 가파르게 상승한데 이어 냉동밥도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하며 가공밥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며 "특히 냉동밥은 다양한 재료와 조리가공이 가능해 앞으로 성장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원F&B의 하루도정 신선쌀 냉동밥 제품(왼쪽)과 오뚜기의 냉동볶음밥 5종. (사진제공=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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