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중소기업 체감경기가 여전히 '한파'일 것으로 예상됐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체감경기가 두 달 연속 뒷걸음질쳤다. 여기에 내달 초 부실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명단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업계 내 불안감은 증폭되는 기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9일 3150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전망 조사 결과, 12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가 82.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달보다 4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4.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 78.4를 기록한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SBH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다음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곳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중앙회 관계자는 "소비심리의 지속된 하락과 건설업종의 비수기 도래 등으로 인해 2개월 연속 경기전망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은 전달보다 각각 2.7포인트, 5.2포인트 하락한 83.4, 81.0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22개 업종 가운데 '기타 기계 및 장비’(76.2→81.2), ‘의료용물질 및 의약품’(90.9→95.2),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98.8→100.2) 등 3개 업종만이 상승했다. ‘가죽·가방 및 신발’(90.9→76.9), ‘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91.1→79.6) 등 19개 업종은 전월 대비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11개 업종 가운데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89.4→95.8), ‘교육서비스업’(80.8→83.3) 등 4개 업종에서 상승한 반면, ‘건설업’(87.5→81.1), ‘부동산업 및 임대업’(87.9→81.0) 등 나머지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항목별 전망은 일제히 하락했다. 내수(85.8→82.8), 수출(90.7→83.6), 경상이익(83.8→80.8), 자금사정(83.6→80.2), 고용수준(95.8→95.5)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이었다.
이달 중소기업 업황실적건강도지수는 80.6으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2.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83.4, 비제조업은 3.9포인트 하락한 78.5로 집계됐다.
지난달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7%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1.1%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정상가동률 80%를 밑돌았다. 평균가동률은 기업이 갖고 있는 생산설비의 월간 생산능력 대비 해당 월의 평균 생산 비율을 말한다. 기업규모별로 소기업(5~49인)은 71%, 50인 이상인 중기업은 77.4%로 나타났다.
다음달 구조조정의 칼바람도 예고되면서 현장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부터 진행한 중소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에 대한 결과를 이르면 내달 초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구조조정 대상(C~D등급) 기업으로 175곳을 꼽았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올해에는 200여곳이 넘는 중소기업이 구조조정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매출의 80%이상은 내수에 의존하는데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제조업을 비롯한 대부분 업종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연말 부실기업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대출 등 자금조달 자격 요건이 강화되면 자금사정은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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