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돈을 벌려면 부동산에 투자하라'. 투기수요의 주요 활동무대가 됐던 부동산 시장을 단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부동산이 돈이 되는 이유는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민 대부분에게는 시기만 잘 맞추면 언제든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이 심어지기도 했다.
실제 12년 전인 2004년 상승률은 -0.62%를 기록하며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5년 2월(0.53%)부터 상승세를 시작해 2008년 9월까지 무려 44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사례가 있다. 2006년에는 역대 연간 상승률 최고인 13.9%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만약 투자의 귀재가 바닥에서 아파트를 구입해 꼭지에서 팔았다고 가정한다면 총 상승률은 무려 34.9%에 이른다.
같은 기간 서울은 58.9%가 올랐고, 경기 역시 58.1%가 치솟았다. 범위를 좀 더 좁혀보면 서울 노원구와 용산구에 투자했을 경우 당시 상승률은 각각 92.8%, 70.3%에 달한다. 실제 노원구 상계동 전용 59.95㎡ 한 아파트는 이 기간 매매가격이 1억4000만원에서 2억8100만원으로 올랐다.
당시와 투자 대상에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은 1순위 투자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며 역시 돈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선별적 대처에 나설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던 일부 지역의 청약시장에서는 그동안 당첨만 되면 바로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는 일이 반복됐다. 계약도 하기 전에 웃돈을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넘치면서 청약통장을 가진 사람들은 너도나도 불나방처럼 청약행렬에 뛰어 들었다.
또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청약시장 훈풍에 힘입어 불과 1년도 안돼 3~4억원이 치솟기도 했다.
그런 시장이 최근 급등세를 접고 서서히 안정화 되고 있다. 워낙 상승폭이 커 체감상 급락으로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오름폭이 조금씩 줄어들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급락 우려기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내년 주택시장은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큰 가격 변동 없이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향후 주택시장이 투기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안정 흐름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허가 단계부터 관리에 나서기 위한 주택 총량제 도입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그동안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책기조로 삼았던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다만, 실수요자의 중심의 주택거래는 시장 정상화의 단초가 되는 만큼 이들을 위한 디딤돌 대출 등의 지원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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