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가구업계 빅3가 올해 견고한 외형성장을 이뤄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단기간에 외형을 키우는 과정에서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악화된 것. 그간 이케아를 의식해 몸집을 키워온 가구사들은 내실 다지기를 내년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한샘(009240)은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3267억원, 영업이익 1023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2.5% 증가하며 매출 2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 증가에 그쳤다.
현대리바트(079430)와
에넥스(011090)의 사정은 더 나쁘다. 현대리바트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242억1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98억원에서 269억원으로 9.6% 쪼그라들었다. 에넥스는 3분기 누적 매출액이 3048억원으로 전년도 전체 매출액 3083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6%가량 급감했다.
국내 대형 가구사들이 불황 속에서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온 데는 대형매장 등 유통망 확대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014년 말 이케아의 한국 진출이 계기가 됐다. 한샘은 지난해 인테리어 대형매장을 50여개로 늘린 데 이어 올해에는 직매장인 플래그샵을 경기도 수원과 서울 상봉 두 곳에 오픈했다. 한 해에 두 곳의 플래그샵을 오픈한 것은 처음이다.
반면 유통망 확대에 따른 마케팅비용 등 판관비가 불어나면서 수익성은 떨어졌다. 3분기 누적 기준 한샘의 판관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9% 늘었으며, 현대리바트와 에넥스도 각각 9.09%, 15.8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관비는 중장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성격이 강한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면서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 내에서는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내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외형 성장은 기업에게 '독'이라는 경계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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