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장재영
신세계(004170)백화점 대표이사는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백화점 업계의 미래가 밝지 않음을 인정하고, 쇼핑 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과 문화시설 등을 갖춘 대규모 점포를 조성하는 것을 미래 백화점 업계의 과제로 꼽았다. 또 올해에 이어 3년 후인 2019년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 대표는 13일 대구 동구 '대구 신세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소 2만5000평 이상의 면적은 확보해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백화점을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역 1번점'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미래 백화점이 살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5~7년전까지만 해도 백화점은 유통의 최강자였다"며 "과거는 1만평 내외의 면적만으로도 백화점 사업이 무리가 없었지만 온라인·모바일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쇼핑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과 경험, 가치를 느끼는 공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는 이 같은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형 점포를 잇따라 오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7년과 2018년은 큰 투자를 통해 새롭게 오픈한 점포의 효율과 내실을 다지며 잠시 숨을 고른 뒤 2019년부터 2년간 또 다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오는 15일 오픈하는 대구 신세계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범삼성가 기업으로서 첫 발을 딛었던 출발지가 대구였기 때문에 신세계에 있어 굉장히 의미깊은 곳"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구에 하나의 큰 랜드마크 점포를 만들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특히 오픈 전부터 대구 현지법인 '대구 신세계'를 세웠고, 지역 채용박람회 등을 열어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는가 하면 지역 브랜드도 적극 유치했다. 지하 1층 식품관 '신세계 푸드마켓'에는 대구 전통재래시장의 모습을 새롭게 구현했으며, 각 매장명도 대구 유명 업소와 지역명을 사용하고 지역 내 유명 맛집을 유치하는 등 대구의 모습을 그대로 옮겼다.
대구 신세계는 단기간 높은 매출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지역친화형 점포로 발전시켜 내실을 다지며 장기간 지역주민들에게 인정받는 점포로 키워 '지역 1번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 첫걸음은 DM 발송 중단이다.
장 대표는 "백화점에서 광고와 마케팅, DM 발송은 매우 중요하지만 최근 서문시장 화재 등 어지러운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DM 발송을 포기했다"며 "백화점을 오픈하면서 DM을 보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하루하루 매출도 중요하지만 장기간 지역주민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서는 시간을 갖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구 신세계는 이미 확보한 20만명 이상의 백화점카드 고객을 바탕으로 지역 밀착형 사업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 점포, 나아가서는 지역경제를 이끄는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다.
장 대표는 "이미 20만명 이상의 백화점카드 고객과 2만명 이상의 아카데미 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신규오픈하면서 이렇게 많은 카드 고객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내년 1조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는 부산 센텀점도 오픈 당시 카드 고객은 8만명으으 시작했던 만큼 3배 이상의 카드 고객 확보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구 신세계가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점포가 돼 지역민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길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가 13일 대구 동구 '대구 신세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백화점 사업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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