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준비절차에 회부했다. 준비절차 회부는 사실상 변론절차가 시작된 것으로 보면된다. 준비절차를 담당하는 수명재판부도 구성돼 본격적인 변론준비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출장 중인 김이수 재판관을 뺀 박한철 헌재소장 등 헌법재판관 8명은 14일 오전 재판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헌재는 우선 준비절차를 맡을 수명재판관으로 이정미·이진성·강일원 재판관을 지정했다. 헌재 관계자에 따르면 제2지정 재판장 겸 수석재판관인 이정미 재판관이 수명재판부의 재판장을 맡게 됐다. 제1지정 재판관인 이진성,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도 지정됐다. 수명재판부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변론을 위해 준비절차를 정리·요약하는 임무를 맡게 되고,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에는 9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여한다.
헌재는 준비절차 기일을 지정하기 위해 양 당사자인 국회와 박 대통령 측에게 의견을 요청했다. 헌재 관계자는 “준비절차 기일 지정 전에 양 당사자 의견을 듣도록 돼 있다. 5일 동안 양 당사자에게 기일 지정과 관련한 의견을 들어 다음 주중에 (기일을) 지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주에 준비기일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구체적인 준비절차 기일은 수명재판부가 정하고, 재판관 회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 주 열리게 될 준비절차 기일에는 탄핵소추사실 관련 쟁점정리·법률규정 및 탄핵심판 청구취지 명확화 등이 이뤄질 방침이다.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는 탄핵심판 사건에서 준비절차는 3개월 안에 끝내야하지만 신속한 심리를 강조하고 있는 헌재는 1~2회에 걸쳐 준비절차를 마치고 변론절차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헌재는 이날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에 청사 앞 집회·시위 유지를 위한 대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헌재 관계자는 “중요 사건마다 기자회견을 빙자한 시위가 있었다. 재판이나 연구에 지장을 초래했다. 집회·시위와 관련해 재판관실까지 소음이 들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시위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탄핵심판은 국가적으로 엄중하고 공정한 절차는 생명과도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헌재는 헌법의 보루인 헌법재판소가 촛불집회를 차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집회·시위를 금지한다는 공문이 아니다. 일반적인 취지로 집회·시위 질서 유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헌재가 이해관계인인 국회와 법무부에 의견 제출을 요구한 답변 기한은 오는 19일이고, 박 대통령에게 요구한 답변서 제출 기한은 16일이다.
배보윤 헌법재판소 공보관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브리핑룸에서 박근혜대통령 탄핵심판 재판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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