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코스닥시장의 불공정 거래 혐의가 코스피시장 대비 2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코스닥시장에서의 불공정거래 혐의 통보건수는 125건으로 유가증권시장의 61건 대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말 기준 전체 불공정거래 혐의 통보건수는 213건. 지수가 하락했던 작년 한해만 제외할 경우, 매년 불공정거래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대상주식-ELW 연계시세 조종이 규제범위에 포함되면서 올 들어 파생상품관련 불공정 거래 혐의건수는 27건으로 지난해 8건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ELW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기초 자산인 대상주식의 시세를 조종하거나 ELS의 기초자산인 상장주식의 주가가 해당 ELS의 조기 및 만기 상환일에 이상 급등락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엔 사기적 부정거래 등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상장사의 경우, 임원 등 내부자가 공시와 언론 등을 활용해 시세조종에 직접 가담한 경우도 있었다.
주가 급등시 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얻거나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감자를 통해 전환(행사)가격 재조정을 배제하는 변종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연계해 시세차익을 꾀하는 경우도 적발됐다.
불성실공시와 주가부양 목적의 공시·뉴스도 크게 늘었다.
횡령 또는 배임 등 기업가 정신을 훼손하는 사례도 여전했다.
퇴출요건 강화로 횡령·배임 발생은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유가증권시장(15건)에 비해 코스닥시장(42건)의 발생건수는 여전히 높다.
이러한 불법적인 경영행태는 기업부실을 초래해 최대주주 변경, 자본감소,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등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투자자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IT기술의 발달 등 시장환경이 변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 거래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다.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IT기술에 기반을 둔 초단타거래기법(HFT) 등이 개발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신 거래기법은 대량 주문과 주문취소·정정이 지극히 짧은 시간에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나 주문의 정정·취소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허수성호가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의 규모 확대와 IT기술의 발전, 불공정 거래의 지능화 경향이 가속화됨에 따라 시장환경의 변화와 최근 현황, 특징을 분석해 시장감시 체제를 정비하고 선제적 대응태세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오프라인 상의 풍문수집 강화, 불공정 거래신고 콜센터를 통한 투자자 제보기능 활성화, 주문·체결 내역을 DB화하는 등 과학적 감시능력도 제고시킨다는 복안이다.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회원사에 대한 예방조치 요구를 실시간 전환하며 불공정 거래 개연성에 대한 시그널을 제고할 수 있도록 시장 경보조치를 개선하는 등 혁신적인 사전예방 기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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