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폐지하면 지역 정보 어디서 얻나?"…유료방송발전방안 '진통'
"지역성·지역 주민 복지 훼손"…"지역성 강화 방안 따로 고민중"
2016-12-23 16:04:52 2016-12-23 16:04:52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전주 시민이 출근길에 서울 강변북로 교통 상황을 왜 알아야 하나요?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지역 정보의 통로를 유지해야 합니다"
 
정부의 유료방송발전방안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권역폐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권역폐지란 전국을 78개 지역으로 나눠 각 지역에 부여한 케이블TV의 독점사업권을 폐지해 이동통신사의 인터넷(IP)TV와 같이 전국권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미래창조과학부의 유료방송 발전방안 가이드라인 로드맵에 포함됐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박현준 기자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 세미나에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지역에서 일어나는 지방선거나 대형 인수합병(M&A) 관련 소식을 해당 지역 케이블TV의 방송에서 얻는다"며 "미래부의 유료방송발전방안에 포함된 권역폐지는 이러한 지역성을 훼손해 지역 시청자들의 복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팀장은 "유료방송의 지역성과 공적 역할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용준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역 사업권을 철폐해서 SK텔레콤(017670) 등 인터넷(IP)TV 사업자들이 인수해서 들어오면 지금의 지역채널도 유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그러면 지역 시청자들은 지역 정보를 얻을 통로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방송과 모바일 등의 결합상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희경 한림대학교 한림ICT정책연구센터 교수는 "미래부는 결합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면밀하게 해야 한다"며 "미래부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사업권을 철폐하려고 하는데 결합상품이 커지기 전인 4~5년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지역 사업권을 폐지하면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경쟁이 몰리고 설비투자도 중복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은 출혈경쟁을 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도 권역폐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난 21일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전국적으로 SO의 권역을 폐지하는 것은  지금 시행할 단계가 아니다"며 "유료방송시장에 미치는 지역성의 문제 등을 고려해 다각적으로 검토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지역성이 굉장히 중요하고 지역채널의 가치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는 케이블TV의 지역 사업권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사업권이 있는 지금도 지역 관련 채널을 못보는 시청자들이 많다"며 "지역성을 강화하는 문제는 별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부는 연내 유료방송 발전방안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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