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 'CES 2017'이 다음달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전세계 150여개국 3800여개 업체가 참가하는 CES는 한 해 시장의 흐름과 중장기적 방향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행사로, CTA 측은 이번 전시 키워드를 '접근성'으로 정했다.
관련 국내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스마트홈, 인공지능, 전장부품 등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접근성'이라는 대주제 아래 다양한 기술의 활용이 인류의 삶에 어떠한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인지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다. 특히 모든 분야에 빠질 수 없는 디스플레이는 또 한 번 새로운 접목과 신기술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신기술의 향연 속에서도 가전 전시회의 꽃인 TV·디스플레이 기술은 빠질 수 없는 메인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번 CES에서는 퀀텀닷을 비롯해 폴더블·롤러블 등 다양한 형태의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놓고 자웅을 겨룬다. 글로벌 전자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는 새로운 퀀텀닷 TV를, LG전자는 OLED TV 신제품을 내놓으며 신경전도 이어간다. 양사가 내년 출시할 TV 신제품은 지난달 나란히 'CES 2017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며 일전을 겨뤘다.
삼성전자는 3세대 퀀텀닷 SUHD TV를 꺼내든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퀀텀닷 TV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2세대, 내년에는 색표현력이 향상된 3세대 퀀텀닷 TV를 앞세운다.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와 'SUHD 퀄레드 TV' 등의 상표권을 등록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신제품이 퀀텀닷에서 더 나아간 QLED TV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퀀텀닷은 빛을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나노미터(10억분의1m) 크기의 반도체 입자다. 색을 나노 단위의 정확도로 조절할 수 있어 일반 TV에 비해 5배 이상 정확하고 순수한 색을 구현해낸다. 또 에너지효율이 100%에 가까워 추가로 전력 사용량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획기적인 화질 개선이 가능하다.
LG전자는 돌돌 말거나 벽에 붙일 수 있는 롤러블·월페이퍼 등 신개념 60인치대 OLED TV를 선보일 전망이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종이처럼 돌돌 말 수 있어 TV를 더 얇고 가볍게 하는 동시에 화려한 색감을 구현할 수 있게 해 벽지TV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OLED는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아 디스플레이 자체의 두께와 무게를 줄일 수 있고, 다양한 형태의 변형도 가능하다. 특히 픽셀 자체가 스스로 색을 구현해 응답속도가 빠르고, 명암비가 무한대에 가까워 색 표현이 뛰어나다.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추격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스카이웍스, 콩카, 창홍 등 중국 업체들이 이미 OLED TV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소니도 OLED TV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스, 베스텔, 뢰베 등 기존 업체들도 신제품을 통해 경쟁에 가세한다. 경쟁 격화 속에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전세계 OLED TV 시장은 올해 68만대에서 내년에는 140만대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가상현실(VR), 모바일, 자동차 등에서도 OLED 채용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소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서 진화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를 선보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스마트폰이 향후 IT산업 하드웨어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줄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왼쪽), LG전자 올레드 TV(오른쪽). 사진/각 사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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