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5일 정호성(4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을 소환해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외 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청와대 인사 중 첫 소환이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소환 예정시각인 오후 2시보다 훨씬 앞선 오후 1시16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일요일 소환자가 없다고 밝혔지만 돌연 입장을 바꿔 전격적으로 정 전 비서관 소환을 결정했다. 특검팀은 준비 기간동안 정 전 비서관과 박근혜(64) 대통령, 최순실(60·구속 기소)씨와의 통화 녹음파일을 세세히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이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이나 최씨의 범죄와 관련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검은 최씨를 제3자뇌물수수죄 피의자로 지명한 상태여서 정 전 비서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이번 특검수사의 또 다른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특별검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기존 공소 사실 이외 특검 수사 대상에 대한 의혹을 조사할 것"이라며 "추가 문건 유출과 다른 범죄에 개입됐다고 보이는 다수의 의혹이 있어 이 부분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80건에 이르는 청와대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지난달 20일 구속 기소됐다.
최씨 재산 형성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이 개입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특검보는 "그 부분은 현재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도 "조사 과정에서 연관된 부분이 있다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간호장교로 근무한 조여옥 대위와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히 없다"고 밝혔다. 또 어제 조사 과정에서 확인할 부분이 있어 부른 것이냐는 질문에도 "특별한 이유는 없다. 특검 수사는 광범위하고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 전 비서관을 부른 것이지 어제 조사 상황과 연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첫 공개 소환자로 선택했던 김종(55·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이날 재소환했다. 이 특검보는 "어제 조사한 부분을 마무리하려다가 시간이 부족해 다시 불렀다"며 김 전 차관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그 부분도 조사 대상의 하나"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관이 최씨와 최씨 조카 장시호(37·구속 기소)씨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삼성전자(005930)가 장씨 소유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6억2800만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 외에 여러 의혹들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해 적용 범위 등에 관해 여전히 법리 검토 중이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 시점은 공개할 수 없지만, 집행 시점은 공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해서도 강제 소환과 관련해 여러 조치를 취한 상태로 정씨 측과 독일 검찰의 연락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
이규철 특별검사보가 25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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