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문형표·정관주 소환…최순실·안종범 불출석사유서 제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 찬성 의혹 조사
2016-12-27 10:48:00 2016-12-27 10:48:00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문형표(60)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정관주(52)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을 소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문 이사장과 전 비서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한편 이날 오전 함께 출석할 예정이었던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특검은 오후에라도 출석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날 오후 출석 예정이었던 최순실(60·구속기소)씨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지난 2014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질 때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 역시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자문업체의 반대 권고를 무시하고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직접 찬성표를 던져 논란을 낳았다. 이후 두 회사 합병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중요한 계기가 됐지만, 정작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은 59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25분쯤 특검에 출석한 문 이사장은 합병 찬성 지시 이후 국민연금 이사장이 됐다는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요구에는 "특검에서 잘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당시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저희 입장을 설명했다"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올라갔다.
 
전날 특검팀은 직권남용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문 이사장과 김진수(60)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의 주거지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홍완선(60)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피의자 소환해 조사했다. 
 
한편, 이날 소환된 정 전 비서관은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50)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함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특검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전 9시57분 특검팀에 출석한 정 전 비서관은 누구 지시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는지와 조 장관이 작성을 지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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