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아침에 일어나면 인공지능(AI) 비서가 그날의 날씨와 일정을 알려준다. 쇼핑을 하려고 하면 가까운 매장의 신제품과 할인 정보를 알려준다. 은행에 가면 AI 로봇이 맞아준다. 용건을 말하면 로봇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해당 직원이 있는 창구로 안내한다. 보험 설계사도 더 이상 직접 만날 필요가 없다. AI 기반의 챗봇과 채팅을 통해 문의를 하면 내게 맞는 보험 상품을 추천해 준다.
#자동차에 탑승해 목적지를 말하면 차량 스스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감안해 가장 빠른 경로를 탐색한다. 운전자는 앞차와의 거리나 차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심지어 운행 중에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해도 된다. AI 기반으로 이미 주행 경험을 충분히 쌓은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로 안전하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운전에 익숙지 않아도 불안에 떨 필요가 없게 됐다.
AI와 자율주행차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숨을 쉬며 함께 할 시간이 빨라졌다. AI는 인간처럼 학습하고, 판단해 행동한다. 엔진을 기반으로 인간의 학습능력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3월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벌인 대국은 AI의 위대한 여정을 알리는 단초에 불과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미래가 현실이 됐다. AI는 IT를 시작으로 자동차·보험·병원을 비롯해 문화까지 전 산업 분야로 발을 뻗는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17년 글로벌 AI 시장 규모를 1650억달러(약 196조원)로 추정했다.
구글과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IBM·아마존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선두주자다. 상용화의 시작은 음성을 인식하는 AI 기반의 스피커다. 아마존이 2014년 AI 스피커 ‘에코’를 출시했고, 구글은 ‘구글홈’을 선보였다. 아이폰에서 이미 AI 비서 ‘시리’를 선보인 애플도 올해 아이폰8에서 더욱 강력한 AI 성능을 꺼내든다. MS도 AI 비서 '코타나'를 적용한 AI 스피커를 올해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네이버 등이 AI 시장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으며, 네이버는 문장의 맥락을 이해하는 통·번역 애플리케이션 ‘파파고’를 내놨다. SK C&C는 IBM의 AI 엔진 ‘왓슨’을 기반으로 한 ‘에이브릴’을 내세워 병원·엔터테인먼트·보험 분야에서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AI에 비해 자율주행차는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점을 2020년 이후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 기술적 완성도나 안전성이 완벽치 않다. 시장 선점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테슬라·제너럴모터스(GM)·BMW 등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 외에 구글·퀄컴·엔비디아·삼성전자 등 IT 기업들도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계가 붕괴되면서 협업이 핵심전략으로 떠올랐다. 자율주행차는 최적의 경로를 탐색하는 AI 기반 기술과 앞차와 옆차의 거리를 인지하는 센서, 통신 기술, 이들을 조율하는 반도체에 기본적인 차량 제작 기술까지 더해진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꼽힌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420억달러(약 50조6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의 가전박람회 CES 2017 주연도 자율주행차가 예약을 마쳤다. 현대차·혼다·폴크스바겐 등이 자율주행차 시승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지난해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깜짝 인수한 삼성전자도 자율주행차 관련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5세대 통신 등도 2017년을 달굴 신기술로 꼽힌다. 차세대 시장을 위한 플레이어 간 경쟁은 이미 격화됐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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