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약보합세가 예상되는 올해 주택시장은 연초 1분기가 향후 흐름을 결정할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1월 미국의 트럼프 정권 출범하고, 2~3월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두 차례 예정돼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전략도 발표된다. 또 국내에서는 3월 탄핵 결론이 날 전망이며, 대출규제에 따른 수요자들의 부동산 투자 전략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국내외 변수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주택시장의 최대 변수는 우선 금리인상 여부가 될 전망이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구입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금리마저 오를 경우 시장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큰 폭의 금리인상은 없겠지만 꾸준한 금리인하 정책으로 1%대의 사상 최저 금리를 이어온 만큼 상승 기조로 바뀔 경우 매수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된 데다 올해에만 3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란 메시지가 나온 만큼 국내 금리인상 역시 시간 문제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때 그때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외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미국 FOMC 회의는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또 3월에도 한 차례 열린다. 첫 회의부터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3월 인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보호무역을 통한 자국 실리 챙기기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한 트럼프 정부가 이달 출범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여건 상 경기 어려움 지속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도 우려된다.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협상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영국은 오는 3월 말까지 EU 탈퇴 협상 개시를 의미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할 예정이다. 결과별 대응 전략에 따라 국내를 비롯한 세계 경제 충격 강도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올해 1분기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트럼프 정부 출범, 영국의 브렉시트 등 국외는 물론 탄핵정국 등 다양한 국내외 변수가 혼재해 있다. 1분기 시장 흐름이 향후 주택시장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국내 환경도 녹록치 않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과 잔금대출 규제 강화, 원리금 상환 부담 확대 등 돈줄 옥죄기에 위축된 상황에서 추가 악재가 지속될 경우 하락폭 확대, 장기 침체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당장 3월로 예상된 탄핵 정국 결과도 주요 변수다. 조기대선 정국이나 탄핵 결과가 모두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정부는 과열이나 침체에 따른 맞춤형 처방책을 내놓는 다는 입장이지만 여당과 야당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 성향이 크게 다른 만큼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은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은 11.3 대책 이후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한 단기시세 차익 실현이 어렵게 됐다. 중장기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에 따른 투자 및 실수요의 접근이 예상된다"며 "하락 전환 갈림길에 선 현 주택시장은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하겠지만 연초 하락폭의 크기 등에 따라 수요자들이 향후 시장 진입 전략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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