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2조원대 '펫 시장' 눈독
CJ·KGC인삼공사·풀무원 등 반려동물 입맛 잡기 나서
2017-01-04 15:52:31 2017-01-04 15:52:31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식품업계가 너도나도 '펫(pe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추세 등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1000만 명에 달하며 새로운 도전의 무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1인가구 증가가 소비 단위 위축의 원인이 됐지만 거꾸로 '펫 시장'의 성장 배경이 된 만큼 식품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지난 2010년 17.4%에서 지난해 21.8%로 증가했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약 457만 가구·1000만 명)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애완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인 '펫팸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특히 반려동물에게 지출되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성향에 따라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8000억 원으로 3년 새 2배 가량 성장했다. 오는 2020년에는 5조 8000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세에 주목한 식품업계의 '펫 시장' 진출과 사업영역 확대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988년부터 애견과 애묘를 위한 B2B용 '펫푸드'를 생산해 온 CJ제일제당(097950)은 2013년 '오프레시', 2014년 '오네이처'를 잇따라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레인 프리(grain free) 연어 사료 '오네이처'는 동물병원과 펫샵 등 전문점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연령과 원료로 구분된 '오프레쉬'는 대형 할인점에서 판매한다. 최근에는 오네이처 신제품 2종을 출시했고 상반기 중 오네이처 대용량 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라인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3일 국내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우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개와 고양이의 특성 및 건강을 고려해 서울우유중앙연구소와 수의사들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아이펫밀크'를 선보였다.
 
반려동물의 경우 체내 유당 분해 효소인 락타아제가 없기 때문에 일반우유를 섭취하면 구토, 설사, 위장장애를 유발하는 반면 아이펫밀크는 서울우유의 특별한 제조공법으로 유당을 분해해 소화 흡수가 용이하다는 게 강점이다.
 
건강기능식품브랜드 '정관장'을 보유한 KGC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을 활용한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의 상품군을 지속 늘리며 반려동물의 면역력까지 챙기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2015년 9월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을 처음 선보였다. 95% 유기농 원료와 정관장 6년근 홍삼을 결합해 1.2㎏짜리 한봉지 가격이 2만4000원으로 일반사료보다 3배가량 높지만 출시 3개월만에 1만세트가 판매되는 등 최근까지 판매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정관장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올 상반기 중 영양제 제품인 건강보조식도 선보일 예정이다.
 
사조는 2015년 6월 캣푸드 6종을 선보이며 펫푸드 시장에 뛰어든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러브잇 14종을 추가로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초반에는 고양이 사료만 선보였지만 시장 반응이 좋자 강아지 사료까지 제품을 확대했다. 원료로는 국내산 닭안심살, 알래스카 연어, 남태평양 참치 등을 사용한 프리미엄 펫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동원F&B(049770)는 일본 고양이 습식캔 시장 1위 기업인 'AIXIA'사에 약 30여년간 수출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4년 11월 펫푸드 브랜드인 '뉴트리플랜'을 론칭하고 애묘용 습식사료 3종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기능성 애묘용 습식캔인 '뉴트리플랜 건강 프로젝트 4종'을 출시하고 90g 일색의 고양이캔 시장에 160g 제품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풀무원(017810)은 2013년 9월부터 애견 사료 브랜드 '아미오'를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펫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3일에는 반려견의 건강 상태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고기능성 프리미엄 간식 '아미오 헬씨믹스 트릿' 3종을 출시했다. 트릿은 반려견의 훈련에 알맞은 적당한 모양과 크기 그리고 반려견이 잘 따를 수 있도록 맛있게 설계된 간식을 말하며 국·내외에서 훈련용 또는 일반 간식으로 많이 사용되는 간식류 제품이다.
 
아미오가 출시한 트릿은 '건강한 관절', '건강한 장', '건강한 피부·윤기 있는 피모' 3종으로, 사람도 먹을 수 있는 프리미엄 식품용 원료를 사용해 반려견의 건강 상태에 맞춰 레시피를 구성한 프리미엄 반려견 간식이다. 풀무원의 자회사 풀무원더스킨은 지난해 반려동물의 털과 먼지 흡착에 효과적인 독자적인 실꼬임 방식을 고안한 반려동물 가정 렌털 청소용품 '그레이'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사료 일색이던 펫 시장이 건기식 등 프리미엄화가 이뤄지며 식품업계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며 "다른 업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고 기존의 기술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 공략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식품인 KGC인삼공사 '지니펫' 제품과 CJ제일제당의 '오네이처' 제품. (사진/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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