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보험·캐피탈·새마을금고·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업계가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한 사기여파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재 육류담보대출을 통해 지급된 대출 규모는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돼 이 가운데 10여곳의 2금융권 금융사들이 중복 담보로 얽혀 대출금 전액 회수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2금융권 금융사들의 동산담보대출 상품인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한 중복 담보 대출 사기가 발생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전수 조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들 금융사들은 지급된 대출금의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부실처리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담보물을 두고 10곳이 넘는 금융사들이 엮여 담보물의 소유권을 분쟁이 예상된다"면서 "대출금 전액 회수가 불가능해 사실상 부실 처리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전수조사에 착수해 이르면 6일 발표되는 결과에 따라 손실액 규모나 대출금 회수 방안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육류담보대출은 냉동육을 담보로 금융사들이 대출을 시행하고 담보물이 팔릴 때 마다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의 대출상품이다. 육류 유통업자가 수입 고기를 창고업자에게 맡기면 창고업자가 담보확인증을 발급하고 유통업자는 이를 토대로 대출을 받는 구조다.
그동안 2금융권 업계는 양도담보대출로 분류된 육류담보대출에 대해 유통기한이 짧은 담보물의 특성상 담보물 등기제도를 활용하지 않았다. 이같은 헛점 때문에 여러 금융사에 중복 담보를 통한 사기대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집행된 육류담보대출금액은
동양생명(082640)이 3803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HK저축은행 354억원, 효성캐피탈 268억원, 한화저축은행 179억원, 신한캐피탈 170억원, 한국캐피탈 113억원, 조은저축은행 61억원, 새마을금고 28억원, 세람저축은행 22억원 규모다.
이번 전수 조사 결과에 따라 집행된 대출금액의 일부가 상환될 것으로 보여지지만 부실처리로 인한 손실금액은 각 금융사들의 당기순이익 금액에 육박하거나 상회하는 등 이번 여파로 적자로 전환하는 금융사들의 출연도 예상된다.
특히 저축은행들의 경우 타 업권과 비교적 회사 규모가 적어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HK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307억원으로 육류담보대출의 대출집행 규모가 354억원으로 더 크다.
이어 같은기간 한화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2억원, 조은저축은행 53억원 등 육류담보대출 집행 규모가 당기순익을 상회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복 담보물에 대한 상환방식이나 피해 규모 등 해결책 마련을 위해 금융당국이 진행하고 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각 금융사별 소유권 다툼이 예상되지만 현재 담보물이 있기 때문에 신속한 매각을 통해 최대한의 금액을 회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기대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대출금 회수방법과 관련한 금융사 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연관된 금융사들과 사전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육류 창고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으며 동일 담보물에 대한 금융사들의 소유권 분쟁이 예상됨에 따라 금융사간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사전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피해규모 파악을 통해 시장 혼란 등 사기행위에 대한 여파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탈·새마을금고·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업계가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한 사기여파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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